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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실패가 두려운 韓, 재도전비율 7%불과…그중 21%는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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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실패가 두려운 韓, 재도전비율 7%불과…그중 21%는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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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LCD 장비 국산화를 목표로 창업한 A사는 20억 원의 엔젤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나 시장조사,마케팅 등의 경영활동은 등한시 한 채 2년 간 연구 개발에만 치중했다. 결국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자금부담마저 겹치면서 외국계 기업과 합병해야 했다.

이 회사는 합병 이후 개발자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합병기업의 시스템을 받아들였다. 이미지 프로세싱 장비 수입 업무를 통해 3D 스캐너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과거와 달리 개발자가 아닌 시장이 원하는 제품개발에 나서며 올해 20억의 수주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A사처럼 창업 실패 후 재도전에 성공한 한국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카이스트 기업가정신연구센터 분석에 따르면 2000년∼2011년 사이 폐업을 신고한 기업 8만2154개 기업 중 대표이사가 대표이사 또는 임원으로 재창업한 경우는 7.2%에 불과했고 이들 중 21%는 다시 폐업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중소기업청의 지난해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중국의 평균 실패 횟수는 각각 2.8회인 반면 한국은 1.3회에 불과해 실패경험이 부족하다. 재도전의 어려움은 창업 장애요인으로 작용, 중국·일본에 비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38.0%,무역협회 조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8일 "창업 활성화 및 내실화를 위해서는 '투자→창업→성장→자금회수→재투자·재창업'의 선순환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나 한국은 창업 실패 후 재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회수시장의 미활성화 ▲개인파산에 대한 부담 ▲낮은 창업 생존율 등으로 인해 창업 실패후 엑시트-재도전-성장 단계별로 매우 높은 수준의 재기비용이 존재하고 있다. 회수측면에서 벤처캐피털협회 조사를 보면 한국은 양질의 투자금 회수통로인 인수합병(M&A)비중이 낮고(0.5%), 저가 위주인 장외매각·상환에 대한 높은 의존도(56.8%)로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

또한 창업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아 기업 파산이 개인 파산으로 직결, 재창업을 제약하고 있다.중기청에 따르면 창업 자금 조달은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창업자 개인 리스크가 높은 융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벤처캐피탈·엔젤투자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창업후 3년 후 생존율은 41.0%로 미국(57.6%), 이스라엘(55.4%), 호주(62.8%)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 주요 회원국 중 최하위에 그쳐 창업 기업의 지속적 성장 및 시장 안착이 어렵다. 특히 생계형 창업의 비중이 63%로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며 특히, 숙박ㆍ도소매업과 같은 대표적인 생계형 업종은 창업 준비 소홀 및 과당경쟁으로 생존율이 매우 낮다.

새로운 영역을 사업화하는 창업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나 극복방법에 따라 창업 실패는 그간의 기업 모순을 개선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의 재탄생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재도전 기업의 5년차 생존율(73.3%)은 일반 창업기업 생존율(30.9%)의 2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은 대학생들의 창업의욕도 꺾고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 10월 한·중·일 3국 대학(원)생의 창업 인식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6.1%만이 창업을 향후 진로로 희망했다.반면 중국은 무려 40.8%가 창업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고 일본의 창업 선호도는 3.8%로 집계됐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중국은 샤오미 같은 IT 창업기업의 세계적 약진, 창업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에 힘입어 창업 선호도가 높게 조사됐다"며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분위기인데다 창업생태계 구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창업 활기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김보경 연구원은 "창업에 처음 도전하는 경우 경영자 마인드 부족으로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나 한국은 창업 실패에 비우호적인 환경으로 인해 창업가의 재기가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창업실패경험은 그간의 기업 모순을 보완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해 성공의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엑시트-재도전-성장이 원활한 창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실패의 자유를 보장하고 실패경험의 사회적 자산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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