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위축' 우려가 현실로…청약 미달 속출
美 금리인상·가계부채 대책·공급과잉 3대 악재
뜨겁던 청약시장…15곳 중 5곳만 순위내 마감
"양극화 심화…전세난에 서울·소형은 매수 지속"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신기록을 쏟아내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분양시장에서 대거 청약 미달사태가 빚어졌다.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사냥하던 투자 수요도 자취를 감췄다. 비수기에 접어든 계절적 요인과 미국 금리인상, 가계부채 대책, 공급과잉 등 3대 악재에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2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번 주 진행된 전국 15개 아파트 단지 청약접수 결과 순위 내 마감된 곳은 5곳에 불과했다. 전북의 한 아파트에는 단 한 명도 접수하지 않았다. 올해 청약 경쟁률 신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던 모습과는 판이하다. 수도권의 한 분양 관계자 "분양 초기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관심이 많았지만 최근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청약접수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브랜드와 지역에 따른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서울에서 분양한 대형 건설사의 유명 브랜드 아파트는 여전히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삼성물산이 서울 녹번동에 선보인 래미안 베라힐즈는 지난 22일 1순위 청약접수에서 최고 88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 평형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과 지방, 대형 평형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경기 용인에서 분양한 성복 서희스타힐스 애비뉴는 가장 작은 평형인 69㎡를 제외하고는 전부 미달됐다. 롯데건설의 청주 오창 센토피아 롯데캐슬도 84~109㎡ 평형은 3순위로 넘어갔다. 대우건설의 동탄2신도시 3차 루프지오도 4개 평형 중 71㎡A형만 2순위서 마감됐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고음은 분양 시장 뿐 재고주택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 등 투자 수요는 극도로 움츠러들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아파트 매매거래는 6619건으로 전월 대비 34%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에도 못 미친다.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단지인 개포 주공·시영 아파트는 지난 1일 이후 매매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년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주택가격전망지수가 2013년 8월(102)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1년 후 주택가격을 예상한 항목이다. 주택 공급 과잉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대된 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도 부동산 시장의 단기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각종 악재가 이어지며 투자 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이라며 "입지와 평형에 따른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전세 물량 부족으로 실수요자의 매매 전환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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