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가족·지인에게 사랑 전하는 크리스마스…과하면 오해받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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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돈을 '쩐의 전설'이라는 이름으로 의인화해 1인칭 시점으로 작성했습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왜 아빠랑 비슷하게 생겼어?
우리집엔 굴뚝이 없는데 산타할아버지가 어떻게 들어와?
산타할아버지 집 전화번호가 어떻게 돼?
전 세계 어린이가 3억명인데 산타 할아버지 혼자 어떻게 선물을 배달할 수 있어?
엄마! 진실을 알려줘! 도대체 산타가 있기는 한거야???

해마다 성탄절 이브만 되면 산타할아버지의 실존에 대해 미심쩍어하면서 이렇게 물어보는 아이들이 있을거야. 아이를 앉혀놓고 "산타할아버지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거란다"고 고백해야 할지, 머리를 쥐어짜내 아이의 날카로운 질문에 일일이 답해줘야 할지 기로에 서는 순간이지. 하지만 아이의 동심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다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


◆산타할아버지 의심하면?

'산타할아버지는 있다'는 대답을 하기 위해선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들이 탄탄해야해. 엄마들이 자주 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산타의 존재를 의심하는 아이들의 예리한 질문에 대처하는 방법들이 정리돼 있어. 요약하면 크게 세가지야.


첫번째는 배경지식 동원법이야. "엘프랑 산타 도우미 특공대들이 같이 도와주니까 3억명도 받을 수 있는 거란다"는 식으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배경지식삼아 아이의 질문에 척척 답할 수 있어. 물론 어린이영화와 동화책을 섭렵해야 가능한 방법이지. 참고 영화로 '폴라익스프레스' '엘프', '그린치' 같은 것들이 있어. 두번째는 믿음강조법인데 "산타할아버지는 믿는 어린이한테만 찾아온다"고 말해서 아이가 더 이상 물어보지 못하게 만드는 거지. 실제로 이 방법이 효과가 좋다고 하는 어른들도 많아. 세번째는 모르쇠 일관법이야. 어차피 산타할아버지는 신비로운 존재니까. 엄마도 알 수 없다는 점을 주지시키는 거지. 아이한테 "나도 모르겠어. 굴뚝도 없는데 지난해에 어떻게 들어왔을까~?" 라고 반문하는거지. 물론 이때 성의없게 "나도 모른다"고 답하면 안되고, 나 역시 궁금하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 중요해. 이외에도 "산타할아버지가 너무 바빠서 엄마아빠한테 위임하고 가셨어"라고 재치 있게 대답하는 것도 방법이야.


하지만 이런 노력도 수포로 만드는 게 있어. 인터넷의 발달이야. 아무리 아이에게 갖은 지식을 동원해 이야기를 해줘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터넷을 통해 미리 산타의 실체를 접하게 되면 말짱 도루묵이지. 그래선지 산타의 존재를 눈치 채는 아이들의 나이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래. 인터넷 검열 반대 단체인 하이드마이애스닷컴에 따르면 지금 3~10세 아이를 둔 부모가 어린 시절 산타를 부정하기 시작한 나이는 8.7세였는데 현재 아이들은 7.25세에 산타의 실체를 부정하기 시작한대. 아이와 어른의 정보비대칭이 이제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거야.


◆ 선물의 회색지대 '뇌물'


아이들이 점점 일찍 '산타가 없다'는 걸 눈치 챈다는 건 씁쓸한 일이야. 동심을 잃는다는 거니까. 하지만 그보다 더 씁쓸한 건 어른이 되고나서야. 어른이 되면 선물도 잘 선택해야 하거든. 자칫 과한 선물을 주고받게 되면 '뇌물'로 오인 받아 쇠고랑을 찰 수 있어.


선물과 뇌물의 차이는 뭘까? 구분이 참 애매모호하지. 그래서 "나는 선물이라고 줬는데 뇌물이라고 벌 받았다"는 사례가 종종 있어. 뇌물에 대한 처벌은 외국에서 더 엄격한 편이야. 2010년 호주에 거주하는 한국계 사업가가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라고 구청 직원에게 2000달러의 현금을 줬다가 뇌물 혐의를 받고 부패방지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 미국에서는 이런 규제가 더욱 엄격하기 때문에 미국 엄마들은 크리스마스때 아이들 학교 선생님한테 초콜릿이나 목욕비누세트, 작은 액자 같이 아주 약소한 선물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래.


우리나라는 크리스마스보다는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때 이런 선물을 많이 챙기는 편이지. 명절에 오고가는 선물세트도 '포괄적 뇌물'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지난 2012년에 나온 적 있지. 축산물 유통업체 대표 김 모씨가 매 설마다 초, 중, 고 교장이랑 행정실장한테 현금과 고기세트를 선물했대. 김 씨는 "의례적인 선물을 건넨 거다"고 주장했고 대가성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


재판부는 식자재 납품권을 쥐고 있는 학교장과 호의적 관계를 만들기 위해 금품을 전달한거고 이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포괄적 의미의 뇌물로 판단한다"고 했지. 이처럼 직무와 대가가 있는 이익을 취하면 형법 제 133조를 위반한 것이 되지. 특히 아무리 사적인 친분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직무와의 관련성이 있다면 뇌물죄에 들어갈 수 있대. 뇌물의 사전적인 의미는 '직권을 이용해 특별한 편의를 보아달라는 뜻으로 제공하는 금품'이라는 걸 여기서 기억해둘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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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오랜 시간 판사를 지낸 작가 존 누난은 '뇌물의 역사'란 저서에서 "뇌물인지 선물인지 판단하는 것은 보답에 대한 불투명하고 불분명한 압박의 정도"라고 정의했어. 예컨대 A가 B에게 생일선물을 했다면 A는 자신의 생일에 B에게 선물을 답례로 받을 거란 막연한 기대를 할 수 있지. 하지만 이건 자발적인 의사결정이고 사회적 관습일 뿐이지. 요구나 청탁이라고 보긴 어렵지. 하지만 뇌물이 되면 대가성이 더 강해지지.


김정주 영국 렉팅던 대학 박사는 '우리는 왜 선물을 주고받는가'라는 연구에세이에서 "뇌물에 의한 답례는 피할 길 없는 지불, 대가의 개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해. 여기서 선물과 뇌물의 차이가 결정되는 거지. 그건 대가에 대한 의무감의 강도에 있다고도 볼 수 있어. 이러한 대가 때문에 뇌물은 일반적인 선물보다 고가인 경향이 있는거지. 그러니까 뇌물과 선물의 차이를 잘 알아두고 불필요한 오해 살일은 만들지 말자고. 선물이 말 그대로 착한 물건(善物)이 되야지 악물(惡物)이 되면 안되잖아!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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