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문 KT 사장, "SKT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자기기인"
기자 송년행사서 SKT-CJ헬로비전 인수 고강도 비난
"스스로도 믿지 않는 말로 남 속여…남이 일궈놓은 사업 파괴"
기가인터넷 가입자 100만 돌파 임박
내년 1월 K뱅크 법인 설립 예정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이달 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임헌문 KT 매스(Mass) 총괄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임헌문 사장은 18일 서울 그랑서울에서 열린 출입기자 송년행사에서 "스스로도 믿지 않는 말과 행동으로 남을 속이는 것을 일컫는 자기기인(自欺欺人)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며 "지금 판을 흔들겠다는 사업자는 이번에도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남의 밥그릇을 깨뜨리려 하고 있는데 자기기인에 우롱당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을 흔들겠다는 사업자'는 SK텔레콤을 말한다. 임 사장은 "요즘 판을 흔들겠다는 사업자때문에 업계가 시끄럽다"며 "남이 애써 일궈놓은 사업을 파괴하는 것이 진정 가꾸는 것인지, 그것이 고객들이 원하는 판인지도 의문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임 사장은 "인수합병 인가서를 제출하면서 5년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5년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양사의 투자비용을 합친 액수보다 금액이 적다"는 점을 들어 남을 속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방송통신은 전형적인 내수 산업인데 이번 M&A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이 예로 든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 진출해도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인수합병 후 바옹 플랫폼과 유무선 통신에서 SK텔레콤의 지배력만 강화되는 결과를 초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사장은 "방송통신 융합으로 판을 바꿀 것이라고 하는데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며 "요금 인상, 통신 산업의 위축 등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매스총괄은 KT의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하는 자리다. 임헌문 사장은 황창규 회장에 이은 KT의 넘버2다. 임 사장이 매스총괄로 선임된 뒤 첫 공식 자리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을 강도높게 비난한 것은 그만큼 이 인수합병(M&A)을 저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행사에는 KT의 넘버3인 구현모 경영지원총괄(부사장), 이번에 새로 선임된 맹수호 CR부문장(부사장), 영업 총책임자인 김철수 커스토머부문장(부사장) 등 KT의 주요 임원들이 모두 참석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임헌문 사장은 "국민 기업으로서 KT는 중소 사업자와 상생과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케이블사업자들과의 상생방안을 준비했고, 조만간 이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생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임 사장은 "현재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97만명으로 조만간 100만명을 돌파하게 된다"며 "KT는 기가 인터넷과 같이 차별화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미래 산업의 근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홀로그램 영상 서비스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현모 부사장은 "내년 1월에 K뱅크 법인을 설립하게 된다"며 "법인 설립을 위한 조직을 구성했으며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를 통한 중금리 대출 등과 같이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춘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안전’과 ‘안정적 운영’이 중요한 금융 서비스인 만큼 첨단 보안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는 점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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