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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곳에 '타투' 새기다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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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와 타투이스트에 대한 편견과 그 의미

타투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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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타투이스트(문신시술가)를 신(新)직업 육성계획에 포함하면서 일반인의 타투 시술 합법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사회 통념상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던 타투와 타투이스트의 세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정부가 지난 몇 년간 합법화 공방이 있었던 타투이스트를 신직업 육성계획에 포함시키면서 관련 면허제 신설 등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해외사례와 부작용에 대한 연구 분석을 거친 후 의료계, 타투종사자 등 이해 관계자들과 제도화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타투는 의료인만 할 수 있는 행위로 규제돼 왔다. 의사면허가 없는 자가 다른 사람에게 문신 시술을 하는 것은 위법이었다. 이 같은 법적 통제의 배경에는 타투하면 조직폭력배 등 반사회적인 집단을 떠올리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대중목욕탕에서 온 몸에 용 문신을 한 남자를 보고 몸도 마음도 쪼그라들었다는 경험은 여전히 심심찮게 얘기되곤 한다. 다른 이에게 혐오감을 주는 문신이 있는 사람의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도 아직 눈에 띄고, 용모 단정한 이를 선발한다는 모집요강은 타투를 배척해 왔다. 그 만큼 타투는 그동안 편견과 제재 속에서 취급돼 왔던 것이다.

하지만 타투의 역사는 쉬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3300년께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냥꾼의 시신에서 발견된 58개의 타투라고 한다. 이 시신은 1991년 알프스에서 발견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타투의 기록은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역사를 가지도 있음에도 타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게 된 것은 과거 몸에 글자를 새기는 형벌이 있었던 것의 영향도 있다. 경국대전 등을 보면 조선시대 소나 말을 훔치면 죄명을 몸에 새기는 '자자형'에 처해졌으며 이런 사람들은 평생을 손가락질 받아야 했다.

타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타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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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처럼 연인 사이의 사랑의 표시로 타투를 하는 풍습이 조선시대에도 있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를 연비문신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성종 시대를 뒤흔든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 어우동이 대표적이다. 어우동은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들의 이름을 팔에 새겼다고 한다. 문신을 새긴 의도는 사랑을 기리기 위해서였겠지만 이 때문에 정절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쫓겨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타투를 하는 사람의 생각과 이에 대한 편견의 간극은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었던 셈이다.

죄인이나 부도덕한 여성이 했다는 인식에 더해 타투에 대한 터부를 더욱 공고히 한 것은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로 요약되는 유교적 가치관이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는 이 말은 머리카락도 자르지 않고 상투 틀던 시절에나 먹혔겠지만 문신은 곧 불효라는 고정관념은 오랜 시간 바뀌지 않았다.

▲ 저스틴 비버의 타투 (출처: 저스틴 비버 인스타그램)

▲ 저스틴 비버의 타투 (출처: 저스틴 비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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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법적인 제재와 편견 등에도 불구하고 타투를 하는 사람들은 증가했고 이를 시술하는 타투이스트도 늘면서 제도와 현실의 괴리는 커졌다. 최근에는 유명 타투이스트가 등장해 작가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타투이스트 합법화 시 4000여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타투는 또 최근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투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타투를 하는 것은 사회적 통제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살겠다는 함의를 갖는다고 진단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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