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월급 부족한 ‘골초 김상병’… 대책없나
면세담배를 보급하고 담뱃값을 지원했던 과거와 달리 일반인들과 똑같은 가격으로 담배를 사야하기 때문에 10만원 안팎의 봉급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 흡연장병들의 고충이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월급이 올라도 매달 돈이 부족하네요. 월급의 대부분을 담배를 구입하기 때문인데 담배는 끊을 수 없고 걱정입니다."
전방에서 근무하는 김상병은 내년부터 군장병들의 봉급이 인상된다는 소식에도 반갑지 않다. 흡연때문이다. 부대에서는 담배가격이 올라 더이상 피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하루에 1갑이상을 피워왔던 김상병에게는 어림없는 소리다. 군당국이 인상된 담배가격때문에 군장병들이 금연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보다 적극적인 금연치료에 나선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방부는 2016년도 국방예산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38조7995억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병사들의 봉급이 상병 계급을 기준으로 15만4800원에서 17만8000원으로 15% 인상된다. 2005년 상병계급기준 1만 700원의 봉급을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약 17배가 인상된 셈이다.
하지만 면세담배를 보급하고 담뱃값을 지원했던 과거와 달리 일반인들과 똑같은 가격으로 담배를 사야하기 때문에 10만원 안팎의 봉급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 흡연장병들의 고충이다.
군에서 최초로 보급된 담배는 1949년 처음 보급된 '화랑'이다. 필터가 없는 담배로 화랑은 1981년 자취를 감추기 까지 무려 32년간 군인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 1981년까지 지급되던 화랑담배는 이후 '은하수', '한산도'를 거쳐 1989년엔 '백자', 90년부터는 대중적인 담배인 '88라이트'로 바뀌었다.
그러나 장병들의 건강을 위해 연초 보급이 해마다 줄어들어 2005년까지 1인당 15갑까지 살 수 있던 연초가 2006년 10갑, 2007년과 2008년에는 5갑까지 줄어들었다. 2010년부터는 군내에서 군납담배 보급이 중단됐다. 군장병이 담배를 피우려면 일반인과 똑같은 가격으로 담배를 사야한다는 것이다.
비싼 담배가격에도 불구 흡연을 하는 장병들은 많다. 현재 군장병 10명 중 4명이 담배를 피운다는 통계도 있다. 2013년 기준 군대에서 판매된 담배는 3637만272갑이다.흡연율을 40%로 잡았을 때 20만명 정도가 흡연한다는 얘기다. 병사 1명이 하루 반갑(0.498갑)을 태운 셈이다. 이등병의 월급은 11만 2500원. 하루 반갑씩 흡연할 경우 월급의 33%가량(3만7500원)을 흡연에 썼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는 2329만2054갑이 판매됐다. 장병 1인당 38갑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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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견도 있다. 군납담배가 줄자 흡연율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군내 매점에서 판매하는 담배판매량도 줄어들었다는 것이 군당국의 설명이다. 담배 판매량은 2009년 상반기 기준 상반기 중 2074만여 갑이다. 전년도 상반기 2520만여 갑에 비해 18% 감소했다. 일부부대의 경우 장병들이 금연을 선언하고 부대내 의료시설에서 진료를 받은후 일정기간 금연에 성공하면 포상휴가를 보내주기도 한다. 지난해 기준 군장병들의 흡연율은 42.9%. 군 당국은 담뱃값인상과 금연정책으로 군장병의 흡연율은 해마다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방에 근무하는 한 장병은 "담배가격이 오르다보니 친형이나 누나 등 가족들이 담배를 소포로 보내는 경우가 있어 집계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담배가격인상으로 담배를 못피게 하는 것보다는 효과적인 금연정책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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