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집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ㆍ과잉진압을 중재하러 나왔는데 다행입니다. 평화를 위한 기도에 감응한 한울님의 뜻이 아닌가 합니다."(임우람 천도교 한울연대 대표)


지난 5일 '제2차 민중총궐기'는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차벽을 설치하지 않고 정당한 집회를 허용한다면 폭력을 쓸 일이 없다는 주최측의 약속, 불허 방침을 바꿔 뒤늦게 폭력 없는 집회ㆍ시위를 보장하겠다는 경찰의 약속이 지켜진 결과다. 종교인들까지 집회가 성사될 수 있도록 앞장섰다.

집회 과정에서는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참석자들의 의지가 돋보였다. 경찰은 집회가 열린 서울광장에 차벽이나 살수차를 배치하지 않았다. 5만명에 달하는 시위대 역시 폴리스라인을 넘지 않았다. 이따금씩 대열을 벗어나는 집회 참가자에게 경찰이 "선(폴리스라인)을 지켜달라"고 요구하면, 곧장 시위대는 대열을 정비했다.


살풍경을 대신한 것은 풍자와 해학이었다. 사정당국의 복면 폭력 시위대를 향한 매서운 엄단 의지에 집회 참가자들은 저마다 가지 각색의 가면과 탈을 쓰고 집회ㆍ시위의 자유를 요구했다. 최대 현안인 노동개혁,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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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집회는 지난달 1차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하지만 과제는 남는다. 경찰은 '폭력'을 핑계로 법원의 가처분 신청이 내려질 때까지 세 차례나 집회를 금지했다. '갈등'을 양식(糧食)으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라면 원천적으로 집회를 막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 다름과 갈등을 인정조차 하지 않고, 이런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게 막는 사회라면 누가 기꺼이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집회ㆍ시위는 민주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은 약자들에게 투표와 더불어 주어진 또하나의 수단이다. '민주주의란 시끄러운 것'이라는 박노해 시인의 시(詩) 처럼, 집회ㆍ시위를 온전하게 보장해야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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