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논의 올스톱…예산·법안 연계 후폭풍
노동개혁, 테러방지법 등 진전 없어..정무위 여야 협상 지지부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예산안과 법안의 연계 통과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과 5개 쟁점법안이 여야 대립 끝에 국회를 간신히 통과했지만 여야의 이견으로 더 이상 법안 처리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노동개혁법안을 비롯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법안을 처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후폭풍은 국회 상임위에서 나타나고 있다. 노동개혁법안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아예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여당이 정기국회 기간내 처리하자고 주장하는 테러방지법 제정안 역시 야당이 일부 조항에 반대하면서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시법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일몰시한 연장과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 등 갈길이 바쁜 정무위도 대리점거래공정화법(일명 남양유업법)이 예산안과 함께 통과된 이후 여야 협상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예산안 처리 이후 법안 처리가 소극적으로 나타난 이유에 대해 여당이 법안을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야당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당이 법안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곧바로 부의하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야당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예산안 통과 후 당내 회의에서 "예산안에서 마음속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남은 시간은 아주 다를 것"이라며 "대여관계를 바르게 설정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야당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은 정부여당이 칼자루를 쥐고 있어 법안을 연계해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여야의 공수가 바뀌었다.
이와 관련해 여당이 예산안 처리 이후 쓸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없다. 노동개혁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것 외에 야당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일 수 없고 테러방지법 역시 유인책이 없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일몰시한 연장,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금융개혁 법안 처리가 산적한 정무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여야 원내지도부 협상에 따라 대리점거래공정화법안이 예산안과 함께 처리됐지만 야당은 이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새로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간사간 협상 일정도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야는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여당은 법안 처리가 매번 발목잡히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야당은 예산안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선진화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야가 예산안과 법안 처리과정에 대해 불만이 많다"면서 "선진화법 개정 논의가 어떤 식으로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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