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한파]직장인의 樂 '성과급'…"기대 vs 꿈같은 얘기"
"성과급이요? 깎이지나 않으면 다행이죠."(A조선업체 과장)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전환했기 때문에 이번 연말에는 조심스럽게 성과급을 기대하는 분위깁니다."(B정유업체 부장)
직장인이 연말만 되면 기다리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보너스', 성과급이다. 말 그대로 그 해 성과에 따라 금액은 달라질 수 있지만 회사가 최악의 적자를 내지 않는 이상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는 매년 일정 정도씩 지급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는 재계가 전반적으로 업황부진, 영업손실, 구조조정 등의 이슈에 부딪히면서 성과급에 대한 직장인들의 기대감이 엇갈리고 있다.
조선업계는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을 일찌감치 접었다. 국내 조선 빅3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은 대우조선해양 4조3000억원, 삼성중공업1조5300억원, 현대중공업 1조 2600억원 등으로 7조원에 달한다. 4분기에도 1조~2조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돼 올 한해에만 9조원대의 천문학적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1~3위 조선사가 동 시에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에 성과급은커녕 현재 받고 있는 임금까지 삭감된 상태다. 임원이 되면 기본급의 20%까지 깎이기 때문에 오 히려 승진을 꺼리기도 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일례로 대우조선해양은 임원 규모를 30% 줄이는 한편 임원들의 기본급을 10~20%를 삭감하기로 했고, 삼성중공업 역시 임원의 30%이상 감축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흑자 를 낼 때까지 그룹 계열사 전 사장단이 급여를 받지 않기로 했다. 법정관리 위기에 내몰렸던 STX조선해양도 임직원 임금 10%를 반납하는 내용의 고강도 자구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임원들의 연봉마저 토해내고 있는 마당에 성과급이 가당키나 하겠느냐"고 반문하며 "부장 이상급들은 연봉을 삭감하기로 했기 때문에 부장 승진 대상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승진을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에서 벗어나 올해 흑자전환을 한 정유업체들은 성과급을 기대하는 눈치다.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은 총 4조8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이 올 4분기에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올 한해에 만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지난해에 받지 못한 성과급을 올해에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지난해 이들 4사는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사상 최악의 해를 보냈다. 그동안 정유업계는 해마다 일정수준의 성과금을 받아왔지만 지난해에는 국제유가 폭락으로 조(兆)단위 적자를 기록하며 연말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저유가 속에서도 정제마진 개선 등에 힘입어 실적이 기대보다 높게 나왔다"며 "4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지난해에 받지 못했던 성과급을 올해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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