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정준영 기자] 블록딜을 악용한 불법행위는 상장사 대주주, 금융투자업계 종사자의 잇속이 맞아떨어져 빚어낸 결과다. 특히 블록딜은 한번에 대량의 주식이 오가는 만큼 주가 급등락을 동반할 수 있어 주가 조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검찰에 따르면 KB투자증권 박모 이사(47)는 KDB대우증권 법인영업부 김모 팀장(43) 등과 함께 지난해 8~10월 I사 대주주의 부탁을 받고 본인 관리 법인계좌 등을 통해 주식 45만주를 130억원에 블록딜로 팔게 해주고 그 대가로 6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이모 이사대우(47)는 T사 부탁을 받고 지난해 9월 투자자문사 하나파트너스 전 대표 김모(50)씨와 함께 주식 145만주를 기관투자자들에게 28억원에 팔게 해주고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들 증권사 직원이 거래 중개 대가로 챙긴 돈은 거래 금액의 5.3% 안팎으로 증권사들이 통상적으로 받는 정식수수료보다 높은 수준이다. 블록딜이 추진된 배경과 거래당사자의 이익 여부에 대해 검찰이 주목하는 배경이다.


실제 이들이 기관투자자에게 넘긴 주식 물량은 작전세력에 의해 주가가 조작됐다. 검찰이 법정에 세운 27명 가운데는 전문 시세조종꾼 5명과 금융브로커 2명, 최대주주 등 상장사 경영진 2명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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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인 테마주로 엮이며 각광받은 상장사 C사 사례에서도 블록딜이 악용됐다. C사 최대주주는 2011년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전직 증권사 직원 등을 통해 시세조정에 나서 당시 360% 수준까지 뻥튀기한 주가를 이용해 차명주식을 팔아치워 2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올해 구속기소됐다. 이때도 모 증권사 임원이 고객사인 자산운용사 펀드 자금을 굴려 30만주 블록딜을 성사시키고 억대 금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장사 블록딜을 알선하며 돈을 챙긴 혐의로 붙잡힌 한국거래소 직원의 경우 매도자와 기관투자자 양측으로부터 소개비를 챙겼는데, 그가 받은 금액은 거래 규모 대비 1.5% 수준이었다.


사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펀드매니저 등이 개인 자격으로 블록딜을 중개한 뒤 금품을 받는 것이 관행처럼 이뤄져왔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의 내부통제 강화 요구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블록딜 범죄에 직원들이 연루된 증권사들은 관련자를 보직해임·대기발령 조치하거나,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휴직하도록 하고, 분산된 블록딜 창구를 일원화하거나 윤리교육 등 내부 감시·통제 기능에 나섰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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