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정안의 핵심 쟁점이던 ISA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농어민으로 확대됐다. 앞서 근로ㆍ사업소득이 있는 사람만 ISA에 가입할 수 있어 주부, 농민 등은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연간 비과세 혜택 규모 200만원이 지나치게 작다는 의견도 있어 여야는 연간 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가입자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250만원으로 늘려주는 대안을 만들어 통과시켰다. 의무 가입 기간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한다. 연소득이 5000만원 이상인 경우 정부안과 같이 200만원 한도에서 비과세 혜택을 받고 의무 가입기간도 5년이 적용된다.
이 같은 서민 지원책과 함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세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다만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에 지나친 세제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일부 법안은 정부 원안보다 세금 감면 폭이 줄어들었다.
또 내년부터 무주택인 성인 자녀가 10년 이상(성인이 된 이후 동거기간 기준) 부모와 함께 살던 집 한 채를 상속받는다면 5억원 한도 내에서 상속세를 80%까지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공제 폭을 기존 40%에서 100%로 확대하는 것이 원안이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감면 폭이 80%로 조정됐다.
업무용 차량의 경비 인정과 종교인 과세 등 화제를 모았던 이슈들도 세법개정안에 포함됐다. '무늬만 회사차' 논란을 부른 업무용 차량의 구입비ㆍ유지비는 연간 800만원까지 감가상각비용을 인정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그러나 경비처리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아 사실상 차량 구입금 전액을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8000만원짜리 업무용 차량을 구입했다면 차량 감가상각비와 운영비 등을 합쳐 10년간 차 값 전액에 대한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
종교인 과세를 위한 소득세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2018년부터 목사, 스님 등 종교인 개인이 벌어들이는 소득에 6∼38%의 세율로 세금이 부과된다. 단, 종교단체 및 부지 등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1968년 처음으로 종교인에 대한 과세 논의가 시작된 이후 47년 만에 과세를 위한 입법이 완료되고 50년 만에 실제 과세가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당초 정부는 내년부터 종교인 과세를 하기로 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등 주요 정치 일정을 고려해 2018년 1월로 미뤄졌다.
이 밖에 내년부터 고액 기부금 세액공제율이 현행 25%에서 30%로 상향되고, 고액 기부금 기준은 3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조정된다. 카메라(20%), 향수와 녹용(7%)에 붙는 개별소비세는 폐지된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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