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의 발단은 대만 매체의 보도였다. 대만 테크뉴스는 중국 반도체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11월초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에게 15~20%의 지분 투자와 중국 현지 공장 공동 설립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주가 상승에 불을 붙인 것은 국내 증권사 리포트와 언론사 기사였다. 증권사 2곳이 양사가 반도체 시장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하자 언론사들은 증권사 리포트를 인용해 중국과 협력 가능성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내용의 특징주 기사를 속속 내보냈다. 기사가 나간 후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폭을 더 키웠다.
이날 기자는 SK하이닉스 해프닝의 한 가운데 있었다. 증권사 리포트를 인용해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기사를 가장 먼저 쓴 것도, SK하이닉스 확인 결과 중국의 협력 제안을 이미 거절했다는 기사를 가장 먼저 쓴 것도 기자였다. 오르는 주가에 기름을 부은 것도 기자지만 찬물을 끼얹은 것도 기자인 셈이다.
때 마침 회사 사무실에 앉아 있던 기자에게 몇 통의 항의전화가 걸려왔다. 두 건의 기사가 나간 시간 간격은 불과 20분. 한 독자는 첫 기사를 보고 수억원의 주식을 매수했는데 두 번째 기사가 나가면서 30분도 안돼 몇천만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처음부터 회사 입장을 반영해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에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다.
SK하이닉스 해프닝은 신속성에 집중하느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일도 미룬 결과였다. 만약 기자가 SK하이닉스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처음부터 기사에 회사 입장을 반영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물론 첫 기사 이전에 리포트로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였지만 잘못된 정보에 일조를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SK하이닉스 주가 해프닝을 겪으며 기사가 갖는 무게와 기사를 쓰는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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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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