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음식은 시대상의 산물이다. 6.25 전쟁 이후 경기도 의정부 일대의 미군부대에서 나온 재료로 만들기 시작한 부대찌개부터, 1970~1980년대 대학생들의 최고의 미팅 장소 ‘경양식집’까지 각 시대의 삶의 모습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것이 음식이다. 최근 음식뿐 아니라 콘셉트부터 인테리어, 소품까지 그 지역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레스토랑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동양의 황금시대라 불리는 1930년대 상하이 거리를 모티브로 한 내부에는 열차 모양의 구조물을 설치해 그 당시 열차 플랫폼을 표현했으며, 중국의 현대 여성을 표현한 아트월과 빈티지한 소품들을 배치해 먹는 소소한 재미를 더했다. 4개의 프라이빗 룸은 영화관 ‘오데온(Odeon)’, 댄스홀 ‘백락문 파라마운트’, 프랑스 지역의 커피하우스 ‘리틀맨(Little Man)’, 당시 중국 문인들이 모이는 아지트로 사용됐던 서점 ‘켈리 앤 웰시(Kelly & Walsh)’ 등 1930년대 상하이 주요 장소의 실제 지명을 사용해 이국적인 상하이의 정취와 함께 위트를 더했다. 기존의 전통적인 중식과는 다른 음식과 플레이팅, 다양한 드링크, 그리고 공간의 변화를 통해 친구나 지인들과 함께 중국 음식과 문화를 즐기며 이국적인 중국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 메뉴는 몽실탕수육, 새우춘권, 고기 짬뽕 등이 있다.
‘멜팅샵’은 한남동의 레스토랑 테이스팅룸을 성공시킨 비안디자인에서 지난해 12월 도산공원 앞에 오픈한 공간이다. 회전목마에서 모티브를 얻은 외관부터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멜팅샵은 1930~1940년대 미국의 부흥기 시절을 콘셉트로 한 아메리칸 레트로 스타일 레스토랑이다. 1층 입구의 프런트 데스크에는 이 곳이 40년 전 주택일 때부터 있었다는 오렌지 타일을 그대로 남겼고, 2층의 벽면에는 원형의 볼록 거울 몇 개를 리듬감 있게 배치해 재미를 주었다. 전통적인 프렌치, 이탈리안 장르에 최신 트렌드를 더해 크로스오버 메뉴를 선보이며 대표 메뉴에는 와사비 소프트 크랩 팝오버, 오디&머랭 파블로바, 깻잎 페스토 리소토, 육회&배 샐러드 등이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의 테마거리 ‘서울서울 3080’(5~6층)은 우리나라 최초 영화관인 ‘우미관’과 최초 백화점인 ‘화신백화점’ 등 유명 건축물을 형상화해 1930년대 종로 거리와 1960~1980년대 명동 거리를 재현했다. 입구에는 고객들을 반기는 전차, 추억의 빨간 공중전화박스, 극장 포스터, 인력거 등이 있다. 60년 넘게 대를 이어 온 원조 맛집인 ‘오뎅식당’, ‘한국집’, ‘사리원’ 등도 중장년층에게 그 시절의 미각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맛집 틈을 거닐다가 그 시절의 주전부리였던 궁중다과 꿀타래, 강남붕어빵, 삼보당 호떡 수레를 만나면 하나씩 사 먹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