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 23년만의 변신…"응답하라 2016"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에프(F)'로고가 새겨진 헐렁한 트레이닝복과 반짝반짝한 에나멜 스포츠백. 스포츠 브랜드 휠라코리아가 90년대를 풍미하던 이 전통 룩(Look)을 과감히 버렸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정구호 부사장을 영입, 지난 6개월 동안 디자인은 물론 매장 구성, 유통 채널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진행했다. 김진면 사장은 물론, 윤윤수 회장까지 정 부사장에게 디자인을 일임하고 힘을 실어줬다. 휠라코리아가 한국에서 전개됐던 지난 23년간, 전례없는 변신작업이다.
지난달 29일 휠라는 리뉴얼 된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 구성, 신규 라인 등을 전격 공개했다. 가장 역점을 둔 콘셉트는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일상생활과 가벼운 아웃도어 영역을 포괄할 수 있도록 세련된 디자인과 기능성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뒀다. 동시에 레드와 네이비라는 시그니처 컬러를 메인 테마로 입혀 100년 이상의 헤리티지를 유지했다.
가장 큰 변화는 10대~40대였던 메인 고객 타깃을 20~30대로 좁혔다. 감각적인 컬러와 디자인 뿐 아니라 핏(fit)을 크게 변화시켰다. 과거 휠라의 트레이닝복이 품이 큰 작업복(?) 스타일이었다면, 새로 선보인 대부분의 제품은 몸의 곡선을 그대로 살리는 젊은층 취향의 제품이다. 핏감을 살린 제품은 남성용이라 하더라도 허리 곡선이 드러나게 만들었고, 젊은층의 신체변화를 반영해 팔 길이는 좀 더 길어졌다. 매출에 도움이 될지라도 브랜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캐주얼한 스웨터나 팬츠, 액세서리 가방 등은 내년부터 과감히 정리, 출시하지 않는다. 슈즈 역시 과감한 변화를 꾀했다. 최근 젊은층의 취향을 최대한 반영해 컬러, 디자인을 대폭 바꿨다.
제품 라인 구성을 브랜드 정체성에 맞춰 '퍼포먼스(Performance)'에 집중해 재편했다. 휠라 브랜드는 3개의 '퍼포먼스' 라인으로 구성하고, '휠라 오리지날레(FILA ORIGINALE)'라는 라이프스타일 라인은 별도로 전개한다.
휠라 브랜드 전체 제품군은 트랙 퍼포먼스(일반 트랙 스포츠용), 피트니스 퍼포먼스(패션성 강화된 인도어 스포츠용), 하이브리드 퍼포먼스(프리미엄급의 선수 및 전문가용) 등 3개의 라인으로 분류해 퍼포먼스에 집중한 전문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러닝이나 워킹, 트레이닝 등 일상의 운동을 위한 트랙 퍼포먼스 라인과 요가나 필라테스용이면서 패션성이 뛰어나 애슬레저룩으로 일상에서 활용가능한 '피트니스 퍼포먼스' 라인 이외에, 기존에 없었던 선수들과 전문가를 위한 고기능성 프리미엄 라인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라인도 일부 출시한다. 오랜 시간 국내외 스포츠 마케팅과 네덜란드 빙상연맹(KNSB)의 후원을 통해 집약된 기술력을 새로운 시도의 실험적인 디자인과 함께 보여주려는 라인이다.
'휠라 오리지날레(FILA ORIGINALE)'는 브랜드 전통성을 보여주는 헤리티지 라인이다. 전통성에 트렌디한 가성을 반영한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휠라 농구화나 빅 로고 티셔츠 등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제품이며, 시대적 감성을 반영해 이제까지 전개하지 않았던 데님도 선보인다. 이밖에 배기 팬츠, 오버사이즈 티셔츠 등도 함께 출시한다. 유통망 또한 기존 휠라 매장이 아닌 주요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 또는 별도 섹션 형태로 입점할 예정이며, 향후 추이를 보고 별도 서브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밖에 휠라골프, 휠라키즈, 휠라언더웨어 등도 새로운 콘셉트를 반영해 이르면 스포츠웨어와 함께 내년 초 봄·여름(S/S) 제품부터 전국 매장에서 선보인다.
휠라의 변신은 시작됐다. 어느 브랜드나 마찬가지지만,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다. 1990년대를 휩쓸던 스포츠 브랜드의 새로운 도전에 2016년은 어떤 반응으로 '응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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