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강자로 떠오른 롯데…'新 3强' 체제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오주연 기자] 롯데그룹과 삼성그룹 간 '화학3사 빅딜'은 지난해 11월 삼성그룹이 한화그룹에 화학계열사인 삼성토탈ㆍ삼성종합화학ㆍ삼성테크윈ㆍ삼성탈레스 등 4곳을 매각한 이후 가장 큰 산업 재편이다. 이번 빅딜로 롯데그룹이 석유화학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게 됐으며, 석화업계는 'LG화학-한화케미칼-롯데케미칼' 등 3강 체제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신동빈 회장, 종합화학사에 대한 강한 의지 =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빅딜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제안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그룹의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신 회장의 각별한 애정은 여러 차례 확인됐다. 이는 신 회장이 1990년 한국롯데의 경영에 처음 참여한 회사가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이었던 것과도 무관치 않다.
그 동안 식품과 유통에 강점을 보였던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이후, 석유화학 부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왔다. 2000년대 들어 신 회장은 롯데대산유화(현대석유화학 2단지)와 케이피케미칼을 인수해 롯데를 석유화학산업의 강자로 올려놓았다. 이후 2009년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의 합병에 이어 2012년에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을 합병해 롯데케미칼을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이후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사업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0년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석유화학 회사인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인수했고, 이보다 앞서 2009년에는 영국내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UK를 통해 영국 아테니우스사의 고순도 테레프탈산(PTA)과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생산 설비를 인수해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액시올사와 합작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탄크래커를 건설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유화업체 중 북미 셰일가스를 활용한 에탄크래커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롯데가 처음이다. 지난 8월에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지역에서 부타디엔고무(BRㆍ합성고무의 일종) 공장을 준공했다. 롯데케미칼은 한국가스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과 가스화학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석화업계, 치열한 경쟁 불가피 = 롯데케미칼이 삼성 화학사를 인수함으로써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LG화학-한화케미칼-롯데케미칼' 등 3강 체제로 굳어지게 됐다. 롯데그룹 석유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4조8500억원으로, 이번에 인수하는 삼성SDI 케미컬부문(지난해 기준, 1조3500억원), 삼성정밀화학(1조2100억원), 삼성BP화학(4100억원) 등 3개사의 매출 2조9700억원을 합치면 화학분야 매출 규모가 18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한화종합화학ㆍ한화토탈을 출범하면서 연 매출 19조3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를 바짝 뒤쫓게 됐고, 국내 최대 석유화학 업체인 LG화학(22조5700억원)과의 격차도 대폭 줄어들게 된 것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에 이어 정밀화학 분야에 새롭게 진출함으로써 종합화학회사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합성수지의 기초가 되는 원료 사업에서 강점을 지닌 롯데케미칼이 이번 계약으로 수직계열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 확대가 가능하게 돼 시장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됐다"며 "단순히 규모의 경제 실현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 수직계열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롯데-삼성 간 빅딜로 석유화학업계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당장 고강성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PC)에서 국내 1위로 올라선다.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10만t 공장에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의 24만t을 합해 연간 총 34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고부가 합성수지(ABS) 부문에서도 업계 1위인 LG화학(56만t)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석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조직을 정비한 뒤 대대적인 투자ㆍ마케팅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LG화학과 한화케미칼도 신소재 개발과 공장 신ㆍ증설을 통한 수성(守成) 전략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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