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그룹이 화학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지난해 11월 한화로의 4개 계열사 매각 발표 이후 30일 롯데로의 나머지 3개 계열사 매각 발표로 화학 계열사 매각을 위한 1년여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30일 "화학 계열사 매각 과정에 딜이 깨질 수 있는 위기도 있었지만 무난히 마무리됐다"며 "건국 이후 최대 민간기업간 빅딜이라는 점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고 회고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총 6개의 화학 관련 계열사를 갖고 있었다. 지난해 한화에 삼성테크윈을 매각할 당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함께 매각했다. 삼성테크윈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 한화가 종합화학, 토탈 등을 패키지로 요구하면서 딜의 규모가 커졌다.

당시 삼성그룹은 나머지 화학계열사 역시 매각해 화학 및 소재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한화와 사업부문이 겹치는 부분 및 매각 규모 등을 고려해 나머지 화학계열사들의 매각은 보류했다.


시장에서는 전자 소재 관련 사업들을 수직계열화 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은 유효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경쟁환경이 바뀌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 재료를 공급받고 있는 글로벌 경쟁사와 힘겨운 경쟁을 하기 보다는 협력 관계를 증진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때마침 지난 6월께 롯데로부터 나머지 화학 계열사에 대한 인수 제안이 왔고, 이때부터 양측이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벌여왔다.


양측간 딜이 마무리될 무렵 롯데그룹내 형제간 분쟁이 터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무르익은 딜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차질은 없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데다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해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딜 과정에 위기도 있었지만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M&A인데다 오너들이 주도하면서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딜을 추진하는 과정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정리했다.


지난 8월 삼성SDI와 삼성정밀화학은 서로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화학 관련 사업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삼성SDI는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전지 소재 관련 설비 및 인력 일체와 2차전지용 소재 제조업체인 에스티엠 지분 58%를 샀다.


반대로 삼성정밀화학은 삼성BP화학 지분 29.2%를 인수했다. 인수 직후 삼성정밀화학의 삼성BP 지분은 49%로 늘었다.


이후 삼성정밀화학은 소재연구단지 내 연구동을 삼성전자에 매각한 뒤 사옥도 이전했다. 삼성정밀화학으로 삼성그룹 내 화학 계열사를 집결시킨 뒤 이번에 롯데에 매각한 것이다.


한편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30일 공시를 통해 삼성정밀화학 지분을 롯데케미칼에 처분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물산, 호텔신라, 삼성전기 등 총 6개사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AD

삼성SDI 역시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케미칼 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 법인을 만들고 해당 지분 전량을 롯데캐미칼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전체 매각 대금은 4조원에 달한다. 삼성SDI가 분할할 케미칼 부문의 매각 대금이 2조5850억원, 삼성그룹 6개 계열사가 매각하는 삼성정밀화학 지분은 약 1조5000억원 정도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