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그 섬, 파고다 그후 2년]3-②노인 사기도 대형화·지능화 극성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26일 몇몇 어르신들이 지하철역 기둥에 기대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길고긴 환승통로를 걸어오신 어르신들은 잠시 앉아 숨 고를 공간도 없다.
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

26일 몇몇 어르신들이 지하철역 기둥에 기대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길고긴 환승통로를 걸어오신 어르신들은 잠시 앉아 숨 고를 공간도 없다. 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김민영 기자, 김보경 기자, 주상돈 기자]박카스 아줌마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아시아경제가 보도한 보살이였다가 박카스 아줌마로 전락해 월세를 버는 한모 할머니에게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한 할머니 목소리 대신 '없는 국번이오니 다시 걸어달라'는 기계음이 반복됐다.

아시아경제 보도가 나간 뒤 2014년 1월 다시 만난 한 할머니는 당시 종로3가 지하철역에 쇼핑백에 칼을 넣고 다니며 박카스 아줌마를 위협하는 조선동포 남자가 있다고 두려움을 호소했었다. 진희(가명)라는 여자 뒤를 봐주고 있다며 구역을 넘보는 아줌마, 할머니들의 머리를 사정없이 후려치고 병을 들어 위협하는 등 "뻑하면 폭력을 행사한다"고 기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좀 젊다 싶은 여자들에게는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할머니는 머리를 맞아 난 상처를 보여주며 "경찰에 신고하면 내빼는 바람에 소용없다"고 하소연했었다.
노인사기도 여전했다. 지난 3월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기 범죄는 17%가량 증가했다. 노인을 상대로 한 사기는 2010년 1만7622건에서 지난해 2만2700건으로 28.8%나 늘었다. 홍보관에서 어르신들을 상대로 거액을 뜯어내는 사기행각은 더욱 지능화됐다. 피해규모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노정호 한국노년복지연합 사무총장은 2011년부터 샤머니즘이 가미된 사기행각이 점차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노 사무총장에 따르면 모객행위를 맡고 있는 점장이 홍보관에 어르신들을 모아놓고 설탕, 휴지 등을 주면서 가족관계, 건강상태 등 개인정보를 취득한 뒤 이 개인정보를 '판매책'에게 넘긴다. 그럼 이들이 어르신들에게 전화를 걸어 "A 건강식품을 먹으면 악귀가 사라진다"거나 "자식이 잘 된다"는 등의 이야기로 어르신들을 꾀어낸다. 이전에는 그저 건강식품의 효과를 과대포장하는 수준이였다면 최근엔 자식의 안위와 본인의 건강상태를 염려하는 노인 심리를 파고드는 샤머니즘이 결합됐다는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지난 6개월 동안 이 같은 사기행각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결과 38명의 일당을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로부터 피해를 본 어르신들은67명. 드러난 피해금액만 119억원에 이른다.
노 사무총장은 노인사기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노년소비자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일반적으로 14일 이내 반품 교환이 가능하다고 소비자법에 적시돼 있지만 외국의 경우 60일로 기간이 더 길다"면서 "반품 환불이 가능한 기간을 늘리고 범죄행위로 판단되면 가중처벌하는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불법 홍보관을 뿌리 뽑으려면 협동조합 등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장소를 늘려 건강식품을 판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서울대병원·세브란스, 오늘 외래·수술 '셧다운' "스티커 하나에 10만원"…현금 걸린 보물찾기 유행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국내이슈

  • 밖은 손흥민 안은 아스널…앙숙 유니폼 겹쳐입은 축구팬 뭇매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해외이슈

  • [포토] 붐비는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PICK

  •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