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후카가와 교수 "성장모델 없는 韓, 노동개혁 절실"
[도쿄(일본)=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한국은 현재 성장 모델이 전혀 없습니다. 5대 산업 모두 중국에 쫓기고 있을 정도입니다. 4대개혁 중 노동개혁은 반드시 이뤄내야 합니다."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 지식인인 후카가와 유키코(57·여) 와세다대 교수는 27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경제에 대해 '위기'라고 진단하며 이 같이 말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요타보다 생산성이 떨어진 한국 자동차 회사원이 어떻게 월급을 도요타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느냐"며 "한국이 노동·금융·교육·공공부문 등 4대부문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중 노동개혁 1가지만 성공해도 한국 경제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완성차 업계의 평균 급여는 9234만원으로 일본 도요타(8351만원)보다 높다. 반면 직원 1인당 매출은 7억4706만원으로 도요타(15억944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후카가와 교수는 "일본이 고용 유지를 위해 수십년전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선진국중 도입하지 않은 나라가 거의 없다"면서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면 무리하게 교육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필요성이 없어진다는 연관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들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임금피크제 도입 없이 연공서열에 따라 월급을 받으면 기업은 결국 사람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후카가와 교수는 현재 한일 간 정치 갈등의 원인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 독도 방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케시마와 독도를 동시에 언급했다. 이어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이해 부족 측면도 있다"며 "한국 분단이란 특수상황으로 인해 한국은 일본 미국 중국 사이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그런 상황을 모른 채 '한국이 중국에 치우쳤다'고 불만을 터뜨린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양국 정상에게 "(자국 국민에게 보기이 위한)정치적 퍼포먼스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싸우더라도 진짜 말하고 싶은 바를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일본이 어떤 걸 원하고 있는지 생각하고, 개별 건이 아니라 종합적인 내용을 갖고 협상에 임하는 게 효율적일 것 같다. '위안부 해결이 우선이다'고 해버리면 전체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도 언급했다.
예일대 국제경제학 석사와 와세다대 상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카가와 교수는 일본무역진흥회(JETRO)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 한국을 담당한 이후 30년간 꾸준히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다. 한국산업연구원 객원연구원을 지냈을 뿐 아니라 '한국-어떤 산업발전의 궤적'(1989년), '한국 선진국 경제론'(1997년) 등과 같은 저서를 쓸 정도로 한국 경제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연세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고 있다.
후카가와 교수는 전날 전국경제인연합회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주최로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좌장을 맡아 한일 기업인 등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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