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살인사건’ 계기로 형사처벌 제외 타당성 논란…국회의원 면책특권도 논란 대상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캣맘 살인사건’ 피의자가 형사처벌 제외 대상인 만 9세 초등학생으로 드러나면서 범죄행위를 저질러도 처벌을 면하는 이들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형법 적용의 예외 존재로 인식되는 대표적인 이들은 외교관이다. 국내에 있는 외교관은 2700명에 이른다. 이들은 외교적인 관례와 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면책특권’ 혜택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주한 러시아 대사관 소속 한 외교관은 지나가던 여성 2명에게 폭행을 가했지만, 별다른 처벌 없이 풀려났다. 2012년에는 주한 일본대사관 주재관이 만취 상태로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다 폭행을 가했지만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물론 이들이 불법적인 행동을 해도 100%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 행위에 따라 해당국의 처분이 뒤따를 수 있다. 다만 국내 형법으로는 처벌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외교관 면책특권은 1961년 4월 만들어진 ‘빈 협약’에 근거를 두고 있다. 빈 협약은 “개인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공관 직무의 효율적 수행을 보장하기 위해 외교관들에게 각종 특권을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면책특권을 특혜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상수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면책특권은 종교에 대해서 성직자나 교회의 재산 등에 세속의 권력을 적용하지 않는 전통으로 부터 유래됐다”면서 “핍박으로 인해 다른 나라에서 외교관 업무를 못할 수 있기에 주는 권한”이라고 말했다.


변환봉 변호사는 “외교관은 그 나라와 같다고 보기 때문에 외교관을 국내법에 따라 처벌한다면 우리나라의 주권이 그 나라 위에 있다는 말이 된다”면서 “주권평등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외교관에게 면책 특권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책특권이라는 말은 본래 헌법에 규정된 국회의원의 권리를 의미하는 게 일반적이다. 헌법 제45조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헌법 제44조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면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1948년 헌법을 제정할 때부터 담긴 내용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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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형사처벌 제한규정을 두는 이유는 정치적인 보호의 의미가 담겨 있다. 정치인이 소신을 갖고 정치행위를 하도록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일부 국회의원은 아니면 말고식 폭로에 이용하는 등 해당 규정을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


김학태 한국법철학회장은 “면책특권이나 미성년자 책임연령 모두 악용되거나 현실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부작용이 있다고 본질적인 취지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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