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개각의 핵심은 ‘M.A.F’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양낙규 기자]19일 개각규모는 2명의 장관과 8명의 차관, 그리고 청와대 외교라인 참모진에 그쳤지만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M.A.F라고 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인사를 부처 곳곳에 배치해 재정적자 심화속에서 머니(Money), 즉 예산정책의 수립과 집행의 효율성을 일관되게 높이겠다는 의지가 포함됐다. 또 중국경사론 우려를 풀기 위해 미국(America)통 외교안보수석을 배치했고 한국형 전투기(Fighter)사업에 대해서는 일부 문책성 인사로 악화된 여론을 무마시키려고 시도했다.
▲경제정책 수립ㆍ집행 효율성 극대화=이번 개각에서 경제관료와 경제학자가 전진 배치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강호인 국토부 장관 내정자(58)다. 강 후보자는 행시 24회로 정책ㆍ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기재부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재정정책기획관 등을 거쳐 2012년에는 조달청장으로 일했다. 부동산전문가가 아닌 종합적인 정책전문가를 선택한 것은 넓은 시야와 전후방 정책효과까지 고려해야 전세값 폭등과 월세 전환에 따른 주거비 상승 등 현안에 대한 해법을 내놓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자는 경남 함양 출신으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연세대학교 상대 2년 후배다.
기획재정부에서 자리를 옮긴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내정자(53)도 주목된다. 방 내정자는 명실상부한 현직 최고의 예산 전문가다. 그는 예산총괄심의관 시절 적극적인 세출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올들어 국가보조금 정비,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등을 추진해 복지예산 효율화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부 차관에 내정된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50)는 고등교육재정 전문가로 꼽힌다. 반값등록금, 대학구조개혁 등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대학구조개혁을 비롯한 교육개혁을 시장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내정자(52)는 행시 29회로 지난해 말 2015년도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에 국회를 통과하는 데 일조했고, 올해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주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관료와 경제학자를 현안 부처에 배치한 것은 박근혜정부의 개혁에 속도를 내려는 의지로 해석된다"면서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중국경사론 우려 해소= 청와대 김규현 신임 외교안보수석과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은 외교부내에서도 '대미통'으로 분류돼 최근 중국경사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외교안보수석은 외교부내에서는 북미 1과장ㆍ북미국 심의관ㆍ주미 공사 등 주로 미국 관련업무를 담당했고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핵심 부서인 북미국ㆍ북핵 담당 부서를 거쳐 2006년 주한 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를 지냈다. 반면, 교체된 주 전 수석은 외교부 재직 시절 주로 유럽과 유엔(UN)에서 근무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톈안먼 성루에서 시진핑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열병식을 참관해 중국으로부터 '한중일 정상회의' '대북 공조' '한중관계 발전' 등 최고의 외교적 선물을 받아와 역대 최상이라는 한중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당시 국가간 외교는 명확히 '기브 앤 테이크(give-and-take)'의 원칙으로 돌아간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고고도미사일(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면 한국형 전투기(KF-X)사업을 놓고 미국은 기술 수출승인(EL)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KF-X 문책론'에 주안점을 뒀다기 보다 '대미부실외교'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대미강화외교를 내세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투기(KF-X) 기술이전 실패, 추가문책 있을까=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사임하고 황인무 전 육군참모차장(육사 35기)이 국방부 차관으로 내정된 것은 한국형 전투기 기술이전 실패에 따른 문책성 인사 성격이 짙다. 일단 국방부는 추가적인 문책성 인사가 없을 것이란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추가인사조치가 있다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장관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주 전 주석은 KF-X 기술 이전이 무산된 것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기 이전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남북 고위급 접촉 등 대북 전략을 전담해왔고 후임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한 장관의 경우 방미수행이 청와대의 요청이었고 최근 군 지휘부 인사 이후 군내부를 추스르는 역할을 맡겨 책임론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고 오는 11월초 한중일 정상회의와 이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있어 외교안보라인을 전면 물갈이하기에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편 황 차관 내정자는 청와대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의 라인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김실장이 육군참모총장시설에는 비서실장으로, 국방부 장관을 지낼때는 군사보좌관을 맡았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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