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비자금 폭로 정치인, 지금 뭐하나 봤더니
20년 전인 1995년 10월 20일. 주요 신문은 일제히 노태우 전 대통령 차명계좌 4000억원 파문을 보도했다. 전날인 19일 국회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이를 폭로한 당시 민주당 소속 박계동 의원의 사진이 크게 실렸다. 박 의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4000억원이 시중은행에 40개 계좌로 분산 예치돼 있다"며 차명계좌 3개를 증거로 제시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초선이었던 박 의원은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20년 전의 스타 정치인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그는 최근 택시회사의 사장이 돼 돌아오면서 화제가 됐다. 한국택시협동조합 이사장이 공식 직함이다. 노태우 비자금 폭로 이후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박 전 의원의 정치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15, 16대 등원을 하지 못했고 2000년에는 택시기사로 변신해 1년여 동안 '생활정치'에 나서기도 했다. 17대에 다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18대에는 국회 사무총장으로도 활동했지만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신당인 국민생각 후보로 서울 송파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2000년 택시기사 생활을 한 뒤로 꾸준히 택시와 인연이 있었던 것이 박 전 의원이 택시회사를 인수한 배경으로 보인다. 그는 17대 총선에 당선된 뒤 옛 택시회사 동료를 운전비서로 채용했고 택시 LPG 특소세 폐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박 전 의원은 택시기사들의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을 협동조합형 회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회생기업 매물로 나온 서기운수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기운수에서 한국택시협동조합이라고 간판을 바꿔 달고 지난 7월 출범한 이곳의 택시들은 지금 눈에 띄는 노란색 바탕에 '쿱(Coop)'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서울을 누비고 있다. 조합원이 되면 사납금을 내지 않고 번만큼 이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고 한다. 사납금을 내야 하는 부담이 없어 승차거부나 난폭운전 등이 없는 택시라는 것이 조합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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