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연세대에서 북한식 표기를 사용한 국정교과서 반대 대자보에 맞서 고려대에도 같은 형식의 대자보가 붙었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에는 고려대에서 대자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대자보는 "경애하는 지도자 박근혜 동지께서 고중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결정하시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어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 확립을 위하여 열어 나가도록 종북논란이 일어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여 미성숙한 중고등학생들의 사상을 정화하여야 하는 것은 인민의 강렬한 지향이며 어길 수 없는 민족적과제로 이를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줄 것이다"라고 적었다.
대자보는 앞서 같은 형식으로 대자보를 쓴 연세대를 지칭하며 "참새를 학교 상징으로 쓰는"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각급 대학 좌빨 역사학계는 혹여 자기들 밥그릇이 줄어들까 반기를 드는 수작을 부리었다"라며 역시 반어적인 표현으로 연세대의 입장에 동의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 국정교과서 반대 연세대 역사학과 교수진을 비판한 시민단체의 시위 사진을 첨부하면서 "학생들에게 동맹휴업을 고무하는 대회가 열려 많은 인민단체에서 참가하였다"며 비꼬았다.
한편 고려대보다 앞서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는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북한식 표기를 사용한 이 대자보는 "민족의 위대한 영도자이시며 존엄높이 받들어모실 경애하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께서 얼마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선포하시었다"라면서 "이는 역사에 길이남을 3.15 부정선거를 만들어내신 위대한 이승만 대통령 각하와 유신체제를 세워 대통령선거제도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신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가장 숭고한 기쁨과 영광으로 받들어 모시려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의 무한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고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반어적으로 비판했다.
기발한 연대와 고대 학생들의 대자보에 네티즌들은 "풍자가 기가막힌다" "정말 신선하고 재밌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환호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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