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공무원에 굽신굽신, 우린 '을 박사'다
정부부처에 연구과제 수주하려 잘보이기…자존감에 상처받고 떠난다
'국가브레인 홀대' 어쩌다 이지경이…시리즈 <中>
정부 출연금마저 깎이자 부족분 메우려 외부 용역으로 겨우 충당
민간연구소ㆍ대학교 등 연구 인프라 탄탄해져 효용성 하락도 한몫
예전만 못한 위상ㆍ연구 수준 갈수록 떨어져 연구원 이탈 급증
$pos="C";$title="국책연구기관 예산";$txt="(자료 제공 :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size="550,433,0";$no="2015100610462504741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돈이 정부부처에서 나온다고 연구원이 공무원들에게 휘둘리는 게 당연한 일인가요."
최근 국책연구기관에서 민간경제연구소로 옮긴 박사 A씨는 공무원과 연구원 간 갑을 관계가 이직의 한 이유였다고 귀띔했다. A씨는 "부처 관련 연구과제들을 맡으면서 늘 과장이나 사무관이 필요로 하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 연구과제를 따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돈줄을 쥔 공무원이 연구원에게 함부로 대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고 전했다. 연구원으로서 자존감에 상처입는 일이 빈번했다는 하소연이다.
6일 정부와 학계에 따르면 각 정부부처 산하에 있던 국책연구기관들이 공무원과의 종속 관계 탈피를 위해 지난 1999년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이하 연구회) 소속으로 편제됐지만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제외한 연구회 소속 국책연구기관들은 연구 범위가 한정돼 여전히 특정 정부부처에서 연구과제를 수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산업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림축산식품부에, 국토연구원은 국토교통부에,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해양수산부에 전속되는 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책연구기관이 정부 산하조직 이미지를 벗었지만 연구과제를 관련 부처로부터 받아야 해 아무래도 계속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KDI는 기재부를 비롯한 여러 부처 연구용역을 수행하는데, 돈 나올 곳이 한 부처밖에 없는 국책연구기관들은 사정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에 비해 우리나라의 연구 인프라가 탄탄해져 정부부처 입장에서는 꼭 국책연구기관이 아니라도 민간연구소, 대학교 등에 얼마든지 연구용역을 줄 수 있게 됐다"며 "국책연구기관의 효용성 하락이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별다른 대책 없이 바뀐 환경에 맞닥뜨린 국책연구기관들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응만 할 뿐이다. 연구회 출범 이후 정부출연금이 대폭 깎이자 국책연구기관들은 부족분을 연구원들의 외부 연구용역 수주로 충당하고 있다.
올해 연구회 예산을 보면 정부출연금과 자체 수입은 산업연구원이 각각 197억원, 116억원이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출연 161억원ㆍ자체 325억원)과 국토연구원(출연 193억원ㆍ자체 483억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출연 238억원ㆍ자체 257억원) 등은 자체 수입 비중이 오히려 더 많다.
외부 연구용역은 정부부처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주로 수주한다. 국책연구기관들이 돈벌이 목적으로 외부 연구용역을 받는데 혈안이 되다 보니 국가정책 연구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기보다 각종 통계 등을 인용해 정부부처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지원사격하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처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연구용역 중간보고 때 함량 미달의 결과물을 제출한 국책연구기관에 다시 보고하라고 통보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심지어 '지금 외부 연구용역을 함께 수행하고 있어 바쁘다'는 얘기를 늘어놓는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 사이에서 '정부가 갑질한다'는 소리가 나오더라도 수준 낮은 연구결과가 하도 많아 쓴소리를 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외부 연구용역을 등한시할 수 없는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로서도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공무원들에게 평가를 받아가며 연구과제 수행하랴 외부 연구용역 따내랴, 이래저래 치이는 게 현실"이라며 "자긍심과 업무 만족도가 떨어지니까 많은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이 기관의 지방 이전 과정에서 미련없이 사직서를 던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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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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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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