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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에 피어오른 양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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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화가' 성숙온 개인전

성숙온, '양귀비'

성숙온, '양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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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아담한 시골 화단 또는 들녘에 피어있을 법한 양귀비, 장미, 코스모스, 무궁화, 해바라기 그리고 이름 모를 야생화. 꽃잎 하나하나가 지닌 투명하고 우아한 질감이 캔버스 위로 살아났다. 붉고, 희고, 노랗고 때때로 연보라, 주홍, 연두빛을 머금은 색깔들이 따사롭게 조화를 이룬다. '꽃 작가' 성숙온(60)의 그림이다.

"꽃을 보면 누구나 행복하지 않나요? 기분 좋게 그리면서 행복해지고 또한 이 즐거움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이어지니 정말 좋죠."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단순한 그의 이야기에서 자연과 꽃을 쉼 없이 찾아다니며 작업하며 길러진 작가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결혼하고 막내를 중학교에 보내고 난 후에야 그림을 시작한 그는 스무 해 가까이를 꽃에 묻혀 살았다. 늦깎이 화가가 되면서, 어쩌면 그림에서 흔한 소재일 법한 꽃을 그리는데 나름의 기법을 만들고자 부단히 애써온 세월이었다. 성 작가는 "언제든 카메라를 준비한다. 밖에, 특히 산에 나가 꽃을 보면 무조건 찍는다. 사실 그림 그리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그릴 소재가 부족하다. 그래서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라며 "사진을 인화하면 그 실제 모습을 재구성해 변주한다. 배경도 달라진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크릴 물감으로 색을 칠하지만 점토를 구운 '테라코타'를 캔버스 위에 발라 번지는 느낌을 갖게 한다. 누구를 보고 흉내를 낸 것이 아니라 꽃잎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연구하며 고안해 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성숙온, '코스모스'

성숙온,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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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온, '장미'

성숙온,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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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천착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작가는 "어릴 적 앞마당에 피어나던 분꽃과 채송화, 나팔꽃, 봉숭아가 여전히 눈앞에 아른거린다. 아스라한 아침 안개 속에 연약하지만 당당했던 꽃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처럼 작가는 조용한 자연 속 꽃들의 조화가 자아내는 신비로움을 마음에 담아 그림을 그리거나, 꽃을 클로즈업해 꽃이 지닌 본성과 감성을 오롯이 드러내는 데 관심을 가져 왔다.

그의 세 번째 개인전이 지난달 30일부터 열리고 있다. 자연이 주는 꽃의 감흥, 이미지에 심취한 작가의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꽃 그림이 전시장에 걸려 있다. 장준석 미술평론가는 "작가는 한국화에서 볼 수 있는 여백의 여유를 자신의 조형세계에 반영했다. 그의 그림들은 우리를 여유로운 휴식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마음의 휴식 공간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는 쉼터"라고 평했다. 오는 6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이즈. 02-736-6669.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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