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60억달러 풀며 국제 정치 지도적 역할 확대 나서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박7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지난 28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시 주석의 이번 방미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의 경제성장을 둘러싸고 우려감이 커지는 미묘한 시기에 이뤄졌다. 하지만 그는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이번 방미 기간 중 160억달러(약 19조1440억원)가 넘는 돈 보따리를 화끈하게 풀었다. 특히 지난 26~28일 뉴욕에서 제70차 유엔 총회 및 관련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통 큰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시 주석은 지난 26일 지속가능개발정상회의에서 저개발국들이 유엔에서 정한 지속가능 개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2030년까지 총 지원액을 120억달러로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억달러를 우선 내놓았다. 이어 27일 여성ㆍ아동의 권리 개선 차원에서 1000만달러를 유엔에 기부하겠다고 발언했다. 유엔 총회 연설자로 나선 28일 유엔 평화발전기금으로 10억달러를 내놓고 아프리카연합(AU)에 대해서는 총 1억달러의 무상 군사원조를 따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지난 25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31억달러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짜는 아니다. 시 주석은 이런 지원으로 글로벌 경제뿐 아니라 국제 정치 무대에서도 중국이 당당히 지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발언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까지 던진 셈이다. 중국이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는 유엔 평화유지군 부대 파병 인력도 8000명으로 증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미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방미 기간 중 중국이 국제 정치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나설 수 있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WSJ는 미국도 이를 상당 부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 주석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미국의 예봉을 적절히 피해갔다는 평가도 받았다. 백악관은 시 주석 방미를 앞두고 사이버 해킹 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논란 같은 예민한 사안에 대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별렀다.
그러나 시 주석은 사이버 공간의 기업 비밀 등 지적재산 절도 행위를 금하고 양국 고위 당국 회담을 계속한다는 선에서 매듭지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아빠, 이제 전화하지 마세요"…Z세대 5명 중 3명 ...
그는 남중국해에 대해 '중국의 고유 영토'라는 점을 분명히 못 박았다. 하지만 이미 건설된 인공섬을 무장화할 뜻이 없다는 말로 추가 공격의 빌미는 주지 않았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