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배우 A씨는 두 달 간 연극 무대에 오르고도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기획사 측이 사전에 계약서 작성을 언급하지 않았고, 지인 소개로 출연했던 터라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소설가 B씨는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지만 대부분의 권리를 양도하는 이른바 '매절계약'으로 제대로 고료를 받지 못했다. 만화가 C씨도 유통사에 권리주장을 하고 있지만 계약서 내용이 모호해 불리한 상황이다.


자신의 작품이나 활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 예술인들을 위한 교육특강이 마련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예비예술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표준계약 및 저작권 특강이다. 예술인복지재단의 '계약 및 저작권 교육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대학 내 문화예술 전공자들이 주 대상이다. 12월까지 수시접수를 받아 '찾아가는 교육특강' 형식으로 진행된다.

자기권익보호를 위한 특강의 강단에는 문화예술 분야에 정통한 법조인, 법학교수은 물론 현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선배 예술인들이 오른다. 예술 분야별 표준계약서와 저작권 개념, 계약 시 필수기재사항, 현장에서 일어나는 실제 분쟁사례 등을 살펴보고, 예비예술인 스스로 불공정 계약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자신의 예술작품이나 예술창작활동을 통해 창출된 콘텐츠에 대한 올바른 권리행사와 예술창작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는데 많은 도움이 전망.


곽은미 예술인복지재단 팀장(공인노무사)은 "예술계는 서로 아는 사이거나 지인 소개로 이루어지는 구두계약의 풍조가 여전히 남아있다. 또 대다수 예술인들이 1인 자영업자 형태로 활동하기 때문에 사용주(기획사, 출판사 등)를 상대로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적 분쟁 시 가장 빠르고 명백한 해결수단이 '계약서'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산업 현장에서는 표준계약서 정착을 위한 자성적인 노력과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전체 스태프를 대상으로 '표준근로계약서'를 도입한 영화 '국제시장'의 제작사 JK필름과 참여 배우는 물론 스태프 전원과 표준계약서를 체결한 신씨뮤지컬컴퍼니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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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는 "결국 핵심 키워드는 예술인과 사용주와의 '상생에 대한 인식'"이라며 "계약은 이해당사자 간의 합의이기 때문에 제 3자인 정부의 노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공정한 예술창작환경이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현재 재단은 예술인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과 '예술인 신문고'를 운영하고 있다. '표준계약서 체결 예술인 사회보험료 지원' 사업도 실시해 예술인과 고용주 양쪽에 '고용보험료'와 '국민연금료'의 50%를 지원해 주고 있다. 이번 특강의 개최를 원하는 대학 및 유관학과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사업1팀(02-3668-0261)에 신청하면 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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