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신형 아반떼…쏘나타 부럽지 않은 주행 성능, 쏘나타에 육박하는 가격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판매 부진에 빠진 현대자동차가 올해 하반기에 가장 기대를 거는 모델은 9일 출시된 신형 아반떼이다. 현대차 관계자들은 판매 부진을 타개할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면 약속이나 한 듯이 “신형 아반떼가 나오면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대답한다.
1990년 출시된 아반떼는 지난해 국내 단일 차종으로는 최초로 전 세계 누적판매 100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93만대가 판매돼 도요타 코롤라, 포드 포커스에 이어 전 세계 판매 3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인의 준중형세단’이라고 할 수 있는 아반떼가 5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시장에 나왔으니 현대차 관계자들이 기대감을 갖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아반떼가 위기에 빠진 현대차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을 갖고 17일 열린 기자단 대상 시승회에 참가했다. 시승 구간은 경기 양평 대명리조트에서 충북 충주 킹스데일 골프장까지 67km를 왕복하는 코스였다. 중부내륙고속도로가 51km, 국도 16km로 이뤄진 구간이었다.
시승한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1.6e-VGT 프리미엄이었다. 7단 DCT 변속기와 1.6 e-VGT 엔진에 HID 헤드램프, 천연가죽시트, 오토 크루즈 컨트롤, 인포테인먼트 패키지 등 첨단 사양이 장착돼 있다.
신형 아반떼의 달리기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속 160∼170km까지는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시속 200km도 어렵지 않게 찍었다. 변속 충격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응답성도 좋아졌다. 핸들을 돌린 만큼 차가 움직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동승한 동료 기자와 “우리가 배정 받은 차량이 디젤엔진이 맞느냐”면서 재차 확인할 정도였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7단 DCT 변속기와 1.6 e-VGT 엔진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차량 바깥에서 들어오는 바람소리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지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는 귀에 거슬렸다. 국도에서는 디젤차 치고는 정말 조용하다는 감탄을 몇 번이나 했지만 콘크리트로 포장된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차안의 ‘평온’이 깨졌다. 웬만큼 가속 페달을 밟아도 엔진 소리가 크지 않고, 시속 140km까지는 풍절음이 거의 없어서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느껴졌는 지도 모르겠다.
왕복 134km 구간의 연비는 16.4km/L였다. 현대차에서 밝힌 복합 연비인 17.7km/L 보다는 적게 나왔다. 고속도로 공사로 시속 20km 미만으로 정체된 구간이 5km 정도 있었고,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느라 시속 200km 이상으로 주행 속도를 높인 게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중형차에 버금가는 주행 성능에 한층 세련된 디자인, 각종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6세대 아반떼는 기존 아반떼의 명성을 이어가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판매 부진으로 고전 중인 현대차의 시름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중형차에 버금가는 가격이다. 시승차량으로 배정된 1.6e-VGT 프리미엄의 가격은 2371만 원으로 중형인 쏘나타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아반떼의 가장 저렴한 트림인 1.6GDi 스타일(1384만 원)과 비교하면 1000만 원 정도 비싸다. 1.6GDi 스타일은 가솔린엔진에 수동변속기여서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젤엔진에 7단 변속기를 얹은 1.6e-VGT 스마트 트림은 1981만 원이다. 여기에 7인치 스마트 네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등 옵션을 몇 가지 추가하면 2000만 원이 넘는다. ‘이 가격이면 조금 더 보태서 차라리 쏘나타를?’ 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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