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후한 평가…이종걸 의원 "회피하는 다른 재벌들 교훈 얻어야"

국감장 기회로 만든 신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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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우려했던 면박주기, 망신주기는 없었다. 대신 송곳 질의나 날선 질문도 찾을 수 없었다.


일명 '신동빈 국정감사'로 불린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장은 예상과 달리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10대 그룹 총수의 첫 증인 출석으로 이슈가 집중된 이날 정무위 국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청문회를 방불케 할 만큼 질의가 집중 쏟아졌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데다 미숙한 한국어 구사력으로 진땀을 뺄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신 회장은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문제가 됐던 지배구조는 재차 개선을 약속했고 의원들의 지적에는 적극적으로 수긍하고 시정할 것을 공언했다. 사과할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어 소통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국감이 끝나고 신 회장은 홀가분한 듯 웃으며 자리를 떴다. 이후 오전 개막식에 참석했던 ABC포럼 만찬장으로 이동했다. 롯데그룹도 안도했다. 그룹 관계자는 "걱정했던 것보다는 물의 없이 잘 마무리된 것 같다"며 "국감을 통해 많은 소통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 회장은 이날 "(증인 출석이)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정공법을 택한 신 회장의 추진력이 통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됐다는 얘기다.

정치권도 후한 점수를 줬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정무위 국감에서 국감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 국감장이 재벌총수를 단죄하는 게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찾고 공정한 룰을 만드는 장임을 보여줬다"면서 "총수의 출석 회피, 그리고 의혹 확산의 악순환을 끊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 출석을 회피하는 다른 재벌총수는 어제 국회 모습을 보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국감에서 제2의 경영권분쟁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 의지, 롯데=한국기업이라는 점도 수차례 강조하며 한일 원톱 리더의 위치를 재차 확인시켰다.


특히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일본기업' 논란의 해법으로 추진 중인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서는 상세한 일정과 계획을 설명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를 내년 2분기까지 상장할 계획"이라며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께도 2~3주전에 보고를 올렸고 100%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 구주매출(기존 주주의 주식 매각)이 아니라 30∼40%의 지분을 신주로 발행해 상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 후 중장기적으로 일본 주주 비중을 50% 아래로 낮추고 일반 주주의 지분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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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제기된 국내에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는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신주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에) 투자하면 고용도 이뤄지고 결과적으로 (한국에) 세금도 낼 수 있지 않느냐"고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국감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견됐던 면세점사업에 대해서는 자신감과 함께 절박함도 드러냈다.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은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 업체로,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라고 생각한다"며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면세점은 쉽게 돈 벌 수 있는 사업이 아니고 국민의 지지와 응원이 필요하다"며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올 연말 영업특허가 끝나는 롯데면세점 두 곳(서울 소공동 본점ㆍ잠실 롯데월드점)의 재승인을 의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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