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조비 공연 취소로 본 중국의 티베트 정책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록밴드 본 조비의 첫 중국 공연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이슈로 돌연 취소됐다. 서구 언론들은 이를 통해 중국의 티베트 정책을 비꼬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본 조비가 오는 22일 서울 공연에 앞서 다음주 상하이, 베이징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당국의 검열로 공연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번 공연 취소의 이유가 2010년 본 조비의 대만 공연 당시 비디오 영상 배경에 등장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사진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본 조비의 상하이 공연 기획사는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FT는 이달 12일로 예정됐던 미국 팝밴드 마룬5의 상하이 공연이 연 초 돌연 취소된 것도 같은 이유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룬5는 달라이라마 80세 생일파티에 참석했었다. 또 마룬5의 멤버 중 한 명이 달라이라마에게 트위터를 통해 생일 축하 메지시를 보낸 적도 있다.
해외 팝스타들이 달라이라마 이슈로 중국에서 공연하지 못하거나 방문이 거절된 사례는 빈번하다. 아이슬란드 출신 가수 비요크도 2008년 상하이 공연 도중 "티베트! 티베트!"라고 외친 이후 지금까지 중국에서 콘서트를 열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와 배우 리처드 기어, 샤론 스톤, 브래드 피트도 달라이라마 옹호로 중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스타들이다.
1950년 티베트를 점령하고 1965년 시짱(西藏ㆍ티베트)자치구로 편입한 중국 정부에게 티베트의 분리, 독립 운동을 지휘하고 있는 달라이라마는 민족 간 갈등, 인권탄압 이슈의 중심에 있는 '아킬레스건'이다. 2012년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달라이라마를 만난 뒤 양국 외교관계가 급격하게 냉각된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FT는 지난 1일이 중국의 시짱자치구 선포 50주년이었던 만큼 중국 정부가 티베트 문제에 더 예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의 분리, 독립 추진을 통제함과 동시에 티베트 점령을 무력에 의한 강제합병이라고 비판하는 서방의 비난에 맞서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마침 이날 중국은 티베트의 성도 라싸(拉薩)에 있는 포탈라궁 광장에서 '시짱자치구 선포 50주년' 기념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이는 달라이라마를 압박하는 동시에 티베트 지역에 대한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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