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 18개 노조연대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 18개 노조연대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한국자동차산업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불합리한 노사관계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경쟁국보다 임금은 높은 수준이지만 생산성은 낮은 상황에서 노조도 이익쟁취에만 몰두해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노사관계 부담이 계속된다면 현재 위기국면에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각계의 이런 우려에도 한국 자동차산업의 맏형인 현대차노조는 현대차사측과 한치의 양보없이 임단협의 기존안을 고수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와 연대해 임금피크제 도입 철회를 요구하며 총파업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엔저와 유로화 약세, 중국 성장둔화 등의 악재로 휘청이던 현대차는 오랜만에 내수판매에 활력을 찾으려하고 있지만 생산현장에서부터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

.

원본보기 아이콘

-노동비용은 높은데 생산성·효율은 최하


8일 서울 강남구 르네상스호텔에서 자동차산업협회가 주최한 '자동차산업 노사관계의 글로벌 스탠다드화를 위한 과제'세미나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자동차산업의 위기의 원인과 처방, 대책의 핵심으로 강성,귀족노조를 꼽았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협력적 노사관계'라는 주제발표에서 현재의 자동차산업에 대해 "높은 노동비용, 노동의 유연성 부족, 낮은 생산성 등으로 국내 생산의 경쟁력이 상실됨에 따라 국내 투자를 기피하고, 해외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완성차업체의 해외생산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부품의 국내생산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했다.


조 실장은 "생산성 및 제품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임금수준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임금의 비중으로 알 수 있는데, 한국 자동차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임금경쟁력이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매출액이 감소해 급여액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2009년뿐만 아니라 2014년에도 한국 자동차기업의 매출액 대비 급여액 비중은 12%를 상회했다. 일본 도요타의 매출액 대비 급여액 비중은 7.8%(2012년)로 크게 낮은 수준이고, 임금수준이 비교적 높은 VW도 10.6%로 한국 자동차기업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조 실장은 한국의 경우 매년 임금협상, 격년 단체협상은 노조의 단기적 이익 쟁취 행사로 관례화되어 매년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더욱이 2-3년마다 노조위원장 선거가 있어 경영실적과는 무관한 투쟁적 성격을 갖는 교섭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원본보기 아이콘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는 노사합심…韓 외딴 섬


이에 비해 미국 GM은 1999년 이후 단체교섭 주기를 1년에서 4년으로 확대해 단기적 이익추구 행태를 중장기 관점으로 전환하였으며, 프랑스 르노도 경영유연성을 주기 위해 3년 주기로 변경했다. 일본, 독일 노사는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최우선하는 협조적 관계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되어 있어 매년 교섭하더라도 경영에 부담이 없다. 파업도 한국은 조합원 과반수로 결정되지만 미국과 독일 등은 조합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조 실장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경쟁여건을 감안할 때 고비용 저효율의 후진적 노사관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자동차산업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노사가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타협 선언이 불가피 하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쟁력(생산성) 향상이라는 큰 틀 아래 협력적 노사관계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원본보기 아이콘

-전문가들 "파업권보장한다면 대체인력권도 보장해야"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용유연화의 추세에 따른 외부인력의 활용은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했다. 독일이나 일본에서 근로자 파견에 대한 기간이나 허용업무 범위 등 양적 규제를 완화하고 근로조건의 향상 등 질적 규제로 나아간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하면서 지나친 양적 규제 일변도의 근로자 파견 법제도는 법과 현실간의 괴리만 넓힐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기대등성의 관점에서 근로자의 파업권을 보장한다면 그에 대한 사용자의 대체인력투입권도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창석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숭실대 경영학과 교수)은 70년대 산업화시대에 형성된 노사관계의 패러다임이 아직까지도 견고하게 이어지고 있어 성과평가, 해고, 근로시간, 고용조건, 작업배치 등에서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노동시장 경직성은 보호받는 소수의 노동자와 보호받지 못하는 다수의 노동자로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어 오늘날의 지식사회에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동훈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임금 및 근로시간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근로시간 계좌제와 같은 노동법의 입법과 직무급제도 도입을 촉진하는 노동정책적 노력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투자매력도가 2011년 36위에서 2012년 47위로 떨어진 지표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외 기업이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고비용구조 개선이 절실함을 지적했다. 따라서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저비용고효율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경직된 임금체계와 이중노동시장구조가 구조적 비용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유연한 임금체계와 노동시장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노사간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용근 車산업협회장,"임금과 고용 빅딜 필요 등 제안"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원본보기 아이콘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노사관계의 글로벌 스탠다드 정립을 위한 제안'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협력형, 합리형, 중장기형으로 노사관계의 기본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임금'과'고용'간의 합리적 빅딜 협상구조로의 전환, ▲ 1년 단위의 노사간 단기협약을 3∼4년 단위의 중장기 협약 체결 ▲ 노사 합의사항에 대한 법적 효력에 준하는 안정성 보장 등을 제안했다.


또한 총액임금 적정화와 성과형 임금체계 도입을 위해 ▲총액임금 기준의 통합형 임금협상 ▲총액임금 적정화 유지, ③ 직무형?성과형 임금체계로의 개편 ▲시간외 근무수당의 과도한 가산율 조정 등을 제안했다.

AD

근로형태의 유연성 확보를 위해서는 ▲아웃소싱의 탄력적 활용 보장 ▲근로시간의 탄력적 운영 확대 ▲전환배치를 회사 경영판단 사항으로 인정할 것을 제안했다.


김용근 회장은 "고비용·저효율의 노사관계 부담이 계속된다면'후퇴'냐'전진'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노사간 치열한 글로벌 경젱 속에서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열린 마음으로 공유하면서 이번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치권, 정부, 노사정위 등의 차원에서도 이번 제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