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방문규 기재차관 "세계적 불황..국가부채 비율 40%대 불가피"
2016년 예산안 사전 브리핑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내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처음으로 40%를 넘어서는 데 대해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당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 차관은 2016년도 예산안 발표에 앞서 지난 4일 사전 브리핑을 열어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어 이에 대응하려면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 30% 중반대를 고수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해 자국 경기를 지탱하고 있는데 우리만 재정 적자를 내지 않겠다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방 차관과의 일문일답.
-내년에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처음 40%대를 넘어선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위험한 게 아닌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약 9%포인트 늘었다. 그런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70∼115%포인트 증가했다. 평균이 41%포인트다. 이를 보면 OECD 국가들이 7년간 극도로 확장적 재정을 운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 세계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해 자국 경기를 지탱하고 있는데 재정 건전성만을 고려해 적자를 내지 않겠다고 할 수는 없다. 전 세계적 수요 변화를 자세히 보면서 경제를 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지금 수준도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는 세계 1위라는 것을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동안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40%를 마지노선으로 인식했던 것 같은데 그 수준을 넘어섰다.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30% 중반대로 관리하겠다고 여러 차례 얘기해왔는데 40%대가 돼 재정 당국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어서 세계 경기 변화에 대응하려면 확장적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 30% 중반대만 고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GDP 대비 국가부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발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중기적으로 지출이 크게 들어가는 사업을 줄이면서 국가부채를 관리하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을 어느 정도로 전망하고 세수를 추계했나.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을 4.2%로 봤다. 실질 성장률 3.3%, 물가상승률 0.9%다.
-지출 증가율이 3%대로 낮은데 내년 예산을 확장적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는.
▲재정충격지수로 따졌을 때 0보다 작으면 긴축 예산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내년 재정충격지수는 0.2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재정수지 적자가 증가하는 등 여러 방면의 통계 수치를 따져보면 다소 확장적 예산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편성한 추경을 반영한 지출 증가율은 5.5%로, 경상성장률 전망치(4.2%)보다 높다. 추경을 편성하면서 내년에 쓸 예산을 당겨 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중기 재정지출계획을 보면 2017∼2019년 재정지출 증가율이 계속해서 2%대다. 총지출 증가율이 과거보다 상당히 낮아진다는 것은 경제성장률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으로 볼 수 있나.
▲예전에는 물가상승률을 2∼3%대로 보고 경상성장률을 6∼7%대로 전망했다. 그런데 지금은 물가상승률이 0%대로 떨어졌다. 국제 원자재가격을 둘러싼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는 이상 6% 중반대 경상성장률 달성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은 아직도 3% 중반대로 하고 있다. 기조적인 저성장 상황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4∼5%대 경상성장률 아래 들어오는 수입에 맞춰 나라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다 보니 지출 증가율이 낮아진 것이다.
-내년 복지예산 증가율이 낮다는 지적이 있다. 의무 복지지출 비중을 줄이고 선별적 복지로 가는 게 아닌지.
▲내년 예산안에서 복지 지출 비중은 31.8%로 사상 최대치다. 올해 처음으로 30%대를 넘기고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가율이 마이너스인 이유는.
▲지난 7월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에 SOC 부문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공정상 2016년에 해야 하는 공사를 올해 하반기에 당겨서 하도록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 추경을 고려하면 SOC 예산은 6% 줄어드는 게 아니라 6% 늘어나는 것이다.
-연구·개발(R&D) 예산 증가율이 0.2%에 불과하다. 창조경제에 역행하는 예산 편성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R&D 예산 증가율이 10.7%다. 2000년에 4조원 규모였던 R&D 예산은 현재 19조원이 됐다. 15년간 4.9배 늘었다. 예산 절대액은 세계 6위 수준인데, 지금까지 정부가 R&D와 관련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획기적으로 지출을 늘린 게 사실이다. 그간 학계를 중심으로 R&D 예산의 전달 체계에 문제가 많아서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에 R&D 예산 전달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 시기로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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