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연봉반납…구조조정 수면 위로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3대 금융지주 회장의 연봉 반납 결정으로 은행권의 인력 구조조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은행권 신규 채용의 확대는 사회 전반적으로 청년 고용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선 고무적이지만 비대한 은행인력의 구조조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3대 지주 회장의 30% 연봉 반납으로 앞으로 3년간 3개 금융그룹의 신규채용 규모는 1000여명 가량 늘어나게 되지만 항아리형 인력구조에 손질을 하지 않는다면 금융권의 생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4일 금융권과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7개 시중은행(하나ㆍ외환 따로) 전체 직원(정규직) 6만6139명 가운데 지점장ㆍ부장과 부지점장ㆍ팀장 등 중간 간부는 모두 1만8249명으로 27.6%에 달했다. 직원 10명 중 3명이 중간 간부인 셈이다. 중간간부가 그대로 인 상황에서 신입사원이 추가된다면 기형적인 인력구조가 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초저금리'라는 복병에 은행의 수익성 지표도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올해 2분기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대금리차가 줄어든 탓인데 2010년 2.94%포인트였던 예대금리차는 올 상반기 1.99%포인트로 급감했다. 수익성 급감은 인건비 비중 상승으로 연결된다. 금융위원회의 은행 혁신성 평가방안 자료에 따르면 작년 국내 은행들의 총이익 대비 인건비는 39.4%를 기록했다. 미국 상업은행이 27~28%대, 일본 은행이 25~27%를 유지하는 것과는 비교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은행 지점은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7개 주요은행(국민ㆍ신한ㆍ하나ㆍ외환ㆍ우리ㆍSCㆍ씨티은행)의 은행 지점은 3915개로 작년 6월말(4007개) 보다 92개가 줄었다. 은행들이 지점수를 줄이는 것은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대면 영업 중심의 지점 채산성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점수 감소가 지점장ㆍ부지점장 등 중간간부 자리의 감소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중간간부급은 그대로 인데 보낼 자리가 없다보니 은행에서도 이들의 활용이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태블릿 브랜치 영업을 통해 개인영업조직을 확대하는 것도 이같은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통합과정서 인력 중복 고민을 떠안고 있는 KEB하나은행 역시 개인영업조직인 '원큐(1Q) 파이오니어'의 확대를 통해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원큐 파이오니어는 2~3명이 팀을 이뤄 영업조직으로, 지점장 등 영업 전문가가 태블릿PC를 갖고 다니며 계좌 개설, 대출 신청 등 금융업무를 본다.
시중은행 한 인사 담당 부행장은 "신규 채용 확대와 함께 지금의 비대한 인력구조를 성과중심으로 돌리는 구조조정 작업이 같이 이뤄져야 은행 산업의 경쟁력도 제고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과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등 지방 금융지주 회장단도 연봉 자진 반납을 통한 신규 채용확대 결정에 동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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