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다가오니…지역구 선심성 법안 '봇물'
건축 규제 완화·세금 감면·지역 사업에 정부 예산 지원 등
일부 법안, 국회 예산정책처조차 추가재정 규모 파악 못해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20대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특정 지역구에 특혜를 주는 법안 발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어 내년 총선용 보여주기식 법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법안의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통과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6일 국회 의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특정해 혜택을 주는 선심성 법안은 올 8월 한 달에만 20여건이 발의됐다.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3선·청주 흥덕 갑)은 지난 달 28일 첨단의료복합단지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내에서 연구개발사업을 할 때 중앙정부가 자금을 출연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관련 공장을 지을 때 건축 특례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에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된 곳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을 포함해 두 곳 밖에 없다.
제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우남·강창일 새정치연합 의원도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과 조세·지방세특례제한법 등을 발의했다. 제주 지역에 부과되는 각종 조세특례 혜택을 연장하는 내용이다.
여당 의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초선·대구 달성)은 지난 달 26일 물산업클러스터특별법을 발의했다. 물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관련 집적단지의 조성·운영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시는 현재 핵심 산업으로 물산업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다.
같은 당 소속 박명재 의원(초선·포항 남·울릉)은 지난 달 국가계약법과 지자체계약법을 잇달아 발의했다. 핵심 내용은 중앙정부·지자체가 발주하는 대형 공사에 국산 자재를 우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철강재는 각종 구조물이나 건축물의 뼈대를 이루는 자재인데 부적합 철강재 유입의 증가로 국민안전이 위협받고 철강교역이 왜곡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박 의원 지역구인 포항에는 세계 철강업계 5위인 포스코가 위치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조차 이 법안이 불러올 추가재정에 대해 추계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노인회·국가유공자단체·참전유공자단체 등을 지원하는 법안들도 줄을 잇고 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19대 국회 임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전체 법안 발의 건수는 줄고 있지만 내년 총선에 홍보용으로 사용할 법안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면서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대변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법안이 미칠 효과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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