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포스코 이어 롯데까지…임금피크제 속도내는 재계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 60세 연장을 앞두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대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노동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에 협력하고, 청년고용 확대와 고용 안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다는 차원에서 대기업 주도 임금피크제 도입은 앞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내년부터 81개 전 계열사에서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정년을 60세로 연장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임금은 기존 정년 다음 해부터 전년 대비 평균 10%씩 매년 줄어든다. 그동안 계열사별로 다른 기준(55~58세)이 적용됐던 정년 또한 내년부터 전 계열사가 동일하게 60세로 통일된다. 롯데 계열사 가운데 롯데제과 롯데건설 롯데푸드 등은 지난해부터, 롯데홈쇼핑 롯데상사 대홍기획 등은 올해부터 60세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로 절감된 재원은 청년 구직자 일자리 창출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6일엔 포스코 노사가 내년부터 정년을 60세로 2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확대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201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를 정년 60세 연장에 맞춰 손질한 것이다. 포스코는 노사 합의에 따라 내년부터 56세 직원은 기존 임금의 90%, 57세는 80%, 58세부터는 70%를 받게 된다. 두산그룹도 내년부터 모든 계열사에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기로 지난주 노조와 합의했다. 이미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는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주요 계열사에 이어 ㈜두산 산업차량BG(사업 부문) 등 4개 부문의 사무직 직원들에 대해서도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복귀한 SK그룹도 그룹 산하 17개 주요 계열사가 8월 초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새롭게 그룹에 편입된 계열사와 일부 소형 계열사도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내년부터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전 계열사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으며,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LG, 한화, GS 등도 주요 계열사는 이미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아직 도입하지 않은 일부 계열사도 올해 하반기나 내년 이후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41개 계열사 15만명 직원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본격 도입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다만 현대차 발표는 노조측과 사전 협상을 거친 계획이 아니어서 올 하반기 노사 협상과정에서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금피크제는 지난 2003년 공식적으로 첫 도입됐는데 대기업들이 노사 협약을 통해 속속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8월 초 현재 30대 그룹 주요 계열회사의 경우 절반 정도가, 중소기업은 약 30% 정도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가 자산총액 기준 상위 30대 그룹 주요 계열사를 조사한 결과 378개 기업 중 47%(177개)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정년연장이 됨에 따라 추가 인건비 부담액이 늘 수밖에 없어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할 때 임금피크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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