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 일부 노조원들은 집행부의 2년 연속 파업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한 노조원은 "지금은 치킨게임을 할 때가 아니다. 하나 양보하고 하나 가져올 때"라면서 "무식하게 밀어붙이기만 하는 교섭은 해선 안 된다"지적했다. 집행부에 대한 불신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노조원은 "(과거 무분규) 시절엔 뭐 했는지 넋 놓고 바라보다가 두둑한 일시금에 만족하면서 살다가 이젠 기본급 올려달라고 징징 댄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19년 연속 무분규 사업장이었지만 강성노조가 들어선 직후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파업을 기록하게 됐다.
현대중공업 사업장이 있는 울산시와 지역경제계, 시민사회계 등도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노조등과 연대해 9월9일 조선업종 공동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이날 회사소식지에 노조의 파업 방침과 관련해 "지금 회사는 존립의 기로에 서 있다. 파업을 통해 임금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회사의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을 뿐"이라며 "노조는 지금이라도 파업을 철회하고 노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어 "일감 확보를 위한 저가수주와 해양플랜트 공사의 공정지연으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등 하반기 실적 또한 호전될 기미가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것"이라며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타개해나가도 모자랄 시점에 일손을 놓으려는 노조의 극단적인 행위에 각계각층에서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시와 전남 곡성에 사업장을 둔 금호타이어는 열흘째 전면파업으로 손실 규모가 500억원에 육박한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지난해 영업손실(55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워크아웃으로 삭감된 급여 회복과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 등을 놓고 사측과 임단협을 진행하며 지난 11일부터 4일간 부분파업을 했고 지난 17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이 회사 노조의 파업은 회사 구성원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4일간 부분파업으로 8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전면파업으로 하루에만 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회사 측은 누적손실이 45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업 기간 무노동무임금 원칙이 적용되면서 파업참여 노조원의 월급도 평균 100만원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일각에서도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구체화되면서 대화를 통한 타결을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노조는 그러나 사측이 노동위에 중재를 신청하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퇴진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로 노사 양측은 물론 협력사와 지역경제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노사 간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운 만큼 노동위 중재를 통해 이번 단체교섭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회사가 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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