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분석, 20년간 효과 급감…환율전쟁보다 수요회복이 먼저
세계은행 소속 경제학자들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수출 없는 통화절하-글로벌 공급 체인 및 수출·환율 상관관계'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통화절하에 따른 수출증가 효과는 20년 전과 비교해 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6~2012년까지 전 세계 46개국의 환율 및 교역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하지만 전자제품이나 자동차와 같은 복잡한 생산·공급망을 가지고 있는 제품들의 경우 이는 그리 간단치 않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면 액정화면은 일본에서, 반도체칩은 한국에서, 다른 부품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들여와 중국에서 완성된다. 위안화 약세는 이론적으로 최종 제품의 가격을 낮추지만 동시에 부품 수입 비용을 높인다.
이런 이유로 최근 경제학자들은 해외에서 직·간접적으로 조달된 중간재 변수를 제외한 부가가치 이익을 주목하고 있다. 전통적 무역 산정 방식으로는 세계 각국에서 조달된 부품들로 중국에서 만들어진 아이폰이 창출하는 이익의 대부분이 중국 본토 근로자들이 아닌 미국의 애플의 돌아가는 것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투자은행 브라운브라더스해리만의 마크 챈들러 글로벌 외환전략 대표는 "글로벌 저성장의 부작용은 환율로 극복하기 어렵다"면서 "미국, 유럽, 중국의 수출이 모두 늘기 위해서는 통화완화가 아닌, 세계 수요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그레그 입 수석 경제 논설위원 역시 통화절하를 통한 제로섬 게임보다는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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