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최명영 작가 개인전…'평면조건-몸을 드리다'
12일부터 더페이지갤러리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대학교 2학년 때 조그만 캔버스 위에다 정물 유화를 그리다가 어느 순간 회의가 들었다. '아, 내가 이걸 왜 그리지? 사과를 아무리 잘 그려도 이게 사과일 수 없을 뿐더러 이 그림이 갖는 의미는 뭐지?' 한 달 동안 그림을 못 그렸다. 그러다 학교 작은 독서실에서 미술책을 봤는데 한 프랑스 작가의 그림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나이프로 물감 덩어리를 마구 붙인 것 같았다. 그때 '아 묘사하지 않고도 그릴 수 있구나'하고 깨달았다.
최명영(74) 작가는 구체적 형태의 재현에 얽매이지 않고 기하학적 패턴을 추구해왔다. 최 작가의 전시회가 오는 12일부터 9월 20일까지 서울 성동구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린다. 최 작가의 국내 개인전은 무려 30여년 만의 일이다. 주제는 '평면조건-몸을 드리다'이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평면'이라는 공간적 실체를 탐구한 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11일 오전 서울시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최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컬러풀하거나 형상이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평면화, 중심 부재, 행위의 반복성, 백색 혹은 흑색조의 단색조 등이 전시 작품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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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특성이 두드러지는 작품이 바로 '평면조건 03-60'이다. 최 작가는 "컨버스에다 검은 아크릴 물감으로 칠하고 흰색을 묻힌 붓으로 수직 수평을 반복하며 덧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작업을 두고 "마치 끝나지 않는 미로놀이 같다"며 "덧칠을 반복하면서 흰색 면이 두꺼워진다"고 했다.
최 작가는 현재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명예교수이며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1941년 황해도 출신으로 학창시절 정상화 선생과 알게 되면서 그림과 운명적으로 만났다. 1962년 창설한 '오리진' 협회의 일원으로 기하학적 형태의 논리 정연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작품성을 일찍이 인정받아 1968년 제5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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