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문제가 마침내 종착역에 다가서고 있다.
조정위원회는 7개월간의 조정 과정을 거쳐 권고안을 내 놓았다. 권고안 발표 이후 반올림은 환영, 피해자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는 보상 방법과 액수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권고안의 주요 내용인 1천억원의 기금 조성과 질병 대부분을 수용하고 당초 물러설 수 없다고 밝혔던 협력사 직원까지 보상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나섰다. 단, 권고안에 제시된 공익법인 설립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공식 입장을 내면서 나머지 2개 협상 주체의 표정은 제각기 다르다. 권고안에 환영했던 반올림은 공익법인 설립이 어렵다는 삼성전자를 즉각 비난했다. 공익법인을 설립해 삼성전자의 내부 관리상황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 받고 이를 확인, 점검해야만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대위는 자신들이 제의했던 삼성전자와의 직접 협상안을 삼성전자가 받아들이며 반기는 기색이다. 무엇보다도 신속한 보상일 필요했던 피해자 가족 입장서는 우선 공익법인부터 설립한 뒤 보상 문제를 추후 논의하자는 반올림 보다는 즉각 보상 문제를 논의하자는 삼성전자가 더 미더웠던 것이다.
이쯤에서 지난 8개월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조정위는 가대위의 요청으로 설립됐고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참여하기로 결정하며 조정작업에 나섰다. 무려 7개월간의 시간이 걸려 만들어진 권고안은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3개 협상 주체 중 2개 협상 주체가 이의를 제기했다는 점이 그렇다.
권고안이 충분한 조정과정을 거치지 않고 한쪽의 일방적인 의견을 위주로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올림의 설립 목적도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반올림은 당초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반올림은 피해자들의 보상 보다는 백혈병 문제의 이슈를 부각시켜 삼성전자를 직접 시민단체가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이 별도로 가대위를 만들고 왜 삼성전자와 직접 협상을 하려 나섰는지 곰씹어 볼 대목이다.
'협상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미국 와튼 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협상을 '상호관계'로 정의하고 있다. 내 목표를 명확히하고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주고 받는 것이 협상이다. 주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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