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스토리]"최저임금 6030원, 반갑지만 아쉬운 금액"
알바의 눈물 ① 6000원대 안착한 최저임금…못 받는 이들도 아직 200萬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원다라 기자] #1.그녀는 울었다. 서빙을 잘 못한다고 사장님이 부모님 욕을 했기 때문이다. 대들면 알바를 그만둬야 할 것 같아서 잠깐 바람을 쐬며 마음을 진정한 뒤 들어와 다시 일을 했다.
어제도 울었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잘못했다고 술 취한 손님이 그녀의 외모를 가리키며 욕설을 했기 때문이다. 사장님이 와서 술 취했으니 그녀더러 이해하라고 말했지만 마음 속에 생긴 상처로 밤에 잠을 설쳤다. 왜 내가 이런 수모까지 당해야 하는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2. 얼마 전 그는 한숨을 쉬었다. 최저임금도 못 되는 시급을 받아왔는데, 사장님이 장기불황으로 손님이 줄었고 프랜차이즈 비용이 너무 많이 나가 임금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마침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8.1% 올려 시급이 6030원으로 뛰었다는 뉴스가 나와 더욱 분통이 터졌다.
며칠 전도 분노가 치밀었다. 정부가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고 대책을 발표했는데 20만개 일자리 중에서 정규직은 얼마 안 되고 인턴과 직업훈련생을 잔뜩 포함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대학생으로 알바를 뛰는 일도 이토록 고통스럽고 서러운데 졸업 후 본격적인 취업전선에 뛰어들면 얼마나 지옥일까 생각하니 벌써 소름이 돋는다.
청춘알바가 울고 있다. 근로 현장의 학대와 폭언에 시달리고 진상고객들을 응대하는 감정노동에 힘겨워하고 있다. 또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과 잦은 체불에 생계고통까지 극심하지만 이들의 부당한 처우에 당국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
알바는 '본래의 직업이 아닌, 임시로 하는 일'의 의미인 아르바이트(arbeit)의 축약어지만,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선 본래의 직업에 대한 기약이 없는 채로 당면한 생계나 학업을 위해 매달려야 하는 '나쁜 노동품질'의 비정규직을 의미하게 됐다. 직장 취업을 염두에 두거나 연계할 가능성이 있는 '인턴'보다도 더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일자리이기도 하다.
이 땅에서 최저임금도 안 되는 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232만명에 이른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 자료ㆍ2015년 3월 현재). 또 대학 재학생이거나 휴학생 중 알바 등으로 일하는 70만2000명 중 25만7000명이 최저임금 이하의 급료를 받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덮친 이후 알바 일자리마저 사라졌다. 지난 5월28일~6월10일 사이 서비스업종 채용공고 숫자는 그 전주에 비해 10.7% 줄었다. 지난 2분기 알바의 소득증가율은 2.9%에 그쳐 작년 동기의 9.3%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우리 사회 고용의 최악 그늘이라 할 수 있는 알바생 문제를 언제까지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하는 것'이라는 구식 상투어와 함께 제쳐놓을 것인가. 알바의 눈물을 제대로 닦아줄 수 있는 방안은 없나.
본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마침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고용복지의 사각지대' 알바를 집중조명하고 그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해 보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여러분들의 자식에 관한 이야기이며 이 나라의 '미래'를 키우는 고용 생태계에 관한 뼈아픈 반성이기도 하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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