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의무 부과하던 기존 판례 변경…"위법소득 몰수나 추징으로 경제적 이익 상실 현실화"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뇌물 혐의가 인정돼 형사처벌을 받고 추징금을 모두 납부했다면 추가 세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김신)는 이모씨가 남양주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이씨는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으로서 88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0년 12월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씨는 추징금 8800만원을 선고받아 이를 납부했다. 그러나 세무서가 종합소득세 4200만원을 별도로 부과하자 이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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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과 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납세의무가 성립하면 사후에 그 귀속자가 소득금액을 환원시켰다고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납세의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도 “소득세는 일정한 기간을 과세단위로 하는 세목으로 원고의 이 사건 뇌물 8800만 원의 수수일이 포함된 2008년 12월31일의 경과로 위 뇌물액에 관한 원고의 2008년 귀속 종합소득세 납세의무가 일단 성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기존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은 “위법소득에 대해 몰수나 추징이 이뤄졌다면 이는 그 위법소득에 내재돼 있던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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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일단 납세의무가 성립했다고 하더라도 그 후 추징과 같은 위법소득에 내재돼 있던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되는 후발적 사유가 발생해 소득이 실현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됨으로써 당초 성립했던 납세의무가 그 전제를 잃게 됐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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