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떠났어도 연구 열정은 살아있다"
작고한 지 1년뒤 사이언스에 논문 게재된 故 박영수 박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그는 떠났어도 그의 연구 열정은 살아있다."
국내 한 연구자가 참여한 국제 연구논문이 작고한 지 1년 만에 사이언스지에 게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故) 박영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가 참여한 논문이 24일자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박 박사는 2013년 12월 지질자원연을 정년퇴직하고 이듬해 8월 62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이번 연구논문(논문명: Exploring deep microbial life in coal-bearing sediment down to ∼2.5㎞ below the ocean floor)은 2.5㎞ 해저 깊은 곳에 존재하는 갈탄층의 미생물 존재와 군집을 연구한 것이다. 박 박사는 폐암 투병 중에도 관련 자료를 국제 연구팀에 제공하는 등 연구 열정을 불태웠다.
이번 논문은 국제해양탐사프로그램(International Ocean Discovery Program, IODP)의 일환으로 수행된 탐사활동의 결과물이다. IODP는 해양 과학시추를 통해 지구과학의 미해결 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공동연구 프로그램이다. 현재 26개국 연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박 박사는 2012년 IODP 탐사사업(탐사명: IODP Expedition 337)에 유기화학 분야 연구원으로 승선해 해저 2.5㎞ 심부에 존재하는 갈탄층(석탄층의 일종)의 미생물 존재와 군집을 확인하는 연구에 참여했다. IODP Expedition 337은 해저 미생물군집을 연구한 첫 번째 탐사이다. 지금까지 해저심부에 존재하는 생물권에 대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 연구에 머물렀다. 특히 해저 심부 2.5㎞ 갈탄층에 존재하는 심부생물권에 대한 연구는 수행된 적이 없다.
IODP Expedition 337은 IODP 시추선인 일본의 지구호(Chikyu)를 이용해 2012년 7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 일본 시모키타 외해에서 진행됐다. 이 탐사는 서태평양지역 대륙 주변부를 따라 널리 분포하고 있는 석탄층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시추탐사를 통해 취득한 심부시료를 분석해 이번 논문에 이용된 연구결과를 얻었다.
박 박사는 획득한 심부시료에서 지구화학분석을 통해 연구지역의 유기물의 근원을 밝히는 연구 자료와 심부 미생물 군집이 존재하는 지층의 퇴적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 자료를 제공했다. 그는 우리나라 유기지화학 분야의 권위자였다. 유기지화학과 고생물학에 능통했고 1978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입사한 후 2013년 12월 정년퇴직할 때까지 석유 와 가스 연구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김길영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열정적 연구자의 모습으로 후배 과학자들에게 좋은 귀감이 됐다"며 "암 판정을 받고 연구원을 떠난 후에도 계속적인 연구 활동과 함께 한 대학 교수직을 맡아 후학양성에도 힘쓰는 등 참된 과학자의 길을 걸었다"고 박 박사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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