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강제징용 美 포로에 사죄…한국은 제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일본 대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노동에 징용된 미군 포로들에게 19일(현지시간) 공식 사과했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미쓰비시 그룹 산하에 있는 금속·시멘트 생산업체로 지난 1918년 세워진 미쓰비시 광업이 전신이다.
기무라 히카루(木村光) 미쓰비시 머티리얼 상무를 비롯한 회사 대표단은 이날 오후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 위치한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에서 징용 피해자인 제임스 머피(94) 씨를 만나 사과했다.
기무라 상무는 "2차 대전 당시 미국 징용 피해자 900여명은 미쓰비시 탄광 등 4곳에서 강제노역을 했으며 그 과정은 혹독했다"면서 "머피씨를 비롯한 전쟁포로들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같은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붙잡혀 강제노역에 동원됐던 머피씨는 당시의 생활을 회고한 뒤 "전쟁 후 지금까지 일본 기업에 사과만이라도 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면서 "미쓰비시의 사과에 진정성이 담겨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은 일본 정부가 미국 포로 강제징용에 대해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사과한 적이 있지만 일본 기업이 나서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이번 사과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다만 이같은 사과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 발표를 앞두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행사가 끝난 뒤 언론과의 일문일답에서는 미쓰비시만 유독 사과에 나선 이유, 아베 총리의 과거사 인식,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기무라 상무는 "장차 다른 나라 징용자들에 대해서도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강제징용자에 대한 언급이 빠진 데 대해서는 "일부러 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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