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식-김태흠, 권한보다는 자존심 대결..오픈프라이머리 대비 분석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도당위원장이 뭐길래…'


16일 치러진 새누리당 충남도당위원장 선거가 여러가지 화제를 낳으면서 도당위원장 자리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같은 시·도에 소속된 의원들이 일년에 한번씩 돌아가면서 맡는 게 대체적인 관례지만 이번 충남도당위원장 선출에서는 후보로 출마한 의원들이 한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유례 없는 대의원 선거전까지 치르게 됐다.

18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이번 충남도당위원장 선거에는 도내 803명 대의원 가운데 605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한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을 정도로 개표가 마무리될 때까지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한 참석자는 "행사장에 대규모 현수막이 걸리는 등 전당대회를 방불케 했다"며 분위기를 전했고 도당위원장에 선출된 김제식 의원은 "총선에서 선거운동하는 것 보다 이번 도당위원장 선거운동이 더 힘들었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양 후보가 결코 물러서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알고보면 싱거울 정도로 도당위원장의 권한은 그닥 크지 않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새누리당규에 보면 시·도당위원장은 '해당 지역 당무를 총괄한다' 정도로 역할이 명시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책임당원을 관리하고 지역 여론을 중앙당에 보고하는 정도다. 다만 지방선거 때는 해당 지역 출마자 공천권을 쥐고 있어 인기가 높은 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외에 시·도당위원장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다른 지역은 오히려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충남도당이 유례없는 대의원 선거까지 치러 도당위원장을 뽑은 이유는 뭘까.


선출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양측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맞붙게 된 데는 책임당원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책임당원은 1년중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으로, 상향식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가 시행된다고 가정하면 책임당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의원들이 벌써부터 책임당원을 확보하려고 동분서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도당위원장 선출에 앞서 한쪽 후보가 상대방 후보 지역구의 책임당원 명단을 우회적으로 입수를 시도하면서 대결 양상이 촉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즉 한쪽이 상대편의 지역구 책임당원 명단을 넘겨받아 충남 내 같은 지역구에서 활동하는 다른 후보에게 자료를 제공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책임당원 명단을 경쟁자에게 넘겨 해당지역 현역 의원의 공천을 막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얘기다.


이번 선거에 후보로 참여한 한 의원은 "책임당원 명부를 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굳이 대의원선거까지 갈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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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친유승민계와 친박계간 대결이라는 점도 승부를 부추겼다. 도당위원장에 뽑힌 김제식 의원은 유 전 원내대표 시절 원내부대표를 맡았으며 김태흠 의원은 유 전 원내대표 사퇴를 앞장서서 요구한 바 있다. 불과 한표가 당락을 가른 것도 양측의 자존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제식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도당위원장 역할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래도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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