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개별주택 공시가격 시세반영률 50%→75% 대폭 높인다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정부가 실제 거래 가격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개별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2018년까지 75%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세 반영률이 낮은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공시가격은 전국적으로 400만가구의 재산세 등 각종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시는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지난해 49.38%인 개별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 55%, 내년 62%, 2017년 70%, 2018년 75%로 올리자고 지난 5월 국토부에 건의했다. 개별주택 공시가격의 기준이 되는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도 가격 변동을 반영해 매년 1월1일 기준으로 책정된다.
서울시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2010년 42.74%에서 매년 조금씩 상승하긴 했으나 70%대인 공동주택에 비해 여전히 크게 낮으므로 향후 몇 년간 큰 폭으로 올려서 공동주택과 유사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요구다.
국토부도 원칙적으로 서울시가 요구한 수준정도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올해 하반기 중 세금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한 시뮬레이션 분석을 거쳐 이르면 연말쯤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별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 문제는 해묵은 과제인데 서울시가 건의한 수준 정도는 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세금과 직결되는 사안이며 각 시군구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얼마나 커지고 완화책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연구 분석을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는 성북동이나 한남동 등 지역의 고급주택 공시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강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개별주택 공시가격은 국토부 장관이 매년 공시하는 19만가구가량의 표준주택가격을 기준으로 각 시ㆍ군ㆍ구청장이 산정한다.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는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 즉 '적정가격'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턱없이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제도 도입 초기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같은 서울시 내에서도 각 자치구별로 현실화율이 들쑥날쑥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서울시는 건의문을 통해 각 지역 사정에 정통한 감정평가사를 선발하고 표준주택에 적용하는 80%의 공시비율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감정평가사가 독립적으로 외부 영향 없이 개별주택의 현실화율을 100% 시장가치로 판단토록 환경을 조성하되, 조세 부담은 과세 목적에 따라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을 통해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개별주택 공시가격을 최종적으로 각 구청장이 결정하고 재산세가 지방세라는 점을 감안해 정부는 평가 기준 제정과 관리 감독 권한만 갖고, 각 시도가 부동산 평가기구 설치와 감정평가사의 자격 기준 제정 권한을 갖는 등 방식으로 역할 조정도 주문했다.
국토부는 개별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높여야 한다는 총론에 동의하지만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산세 외에도 국세인 상속세, 증여세, 양도소득세 등도 있기 때문에 역할 조정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면서 "80%인 공시비율을 폐지하면 억울하게 세금을 많이 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대부분 선진국들도 유사한 비율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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