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았던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은 14일 올해 정부가 내놓은 추경안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박 원장은 국회예산정책처 '예산춘추' 여름호를 통해 정부가 내놓은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해 4가지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 건전성도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은 선진국에 비교하면 아직 나은 편이지만, 최근 20년간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압축 고령화와 남북한 통일 등으로 앞으로 재정 소요가 많이 늘어날 전망이므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로부터 차입하는 성장은 마냥 계속할 수 없다"며 "빚내기를 절제하지 않으면 경제에 거품을 키우고 체질을 허약하게 만들며 후대에 큰 부담을 떠넘기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박 원장은 "재정 건전성은 솔(松)과 같다"며 "겨울을 맞아 비로소 솔의 푸름을 알아서야 되겠냐"고 강조했다.
불가피하게 추경을 하더라도 돈의 쓰임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그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업만 추경에 포함되어야 한다"며 "오랜 관행, 지역 정서, 불확실한 추론이나 막연한 낙관이 혈세를 쓰는 근거가 되거나 '예산폭탄'처럼 무분별한 선심공약이 발을 붙일 빌미를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원장은 복지예산의 경우 한번 집행되면 과거로 되돌리기 어려운 '비가역성'을 띄고 있다며 "신중한 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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