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번 협상은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결국 타결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평가를 할 만하다. 통합이 늦어질수록 외환은행의 경영악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했던 듯하지만 그럼에도 공생과 미래를 위해 양보하고 합의한 건 높이 사 줄 일이다.
통합은행 앞에는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올리면서 선진금융기법으로 무장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져 있다. 프라이빗뱅킹(PB) 등 소매영업에 특화된 하나은행의 강점과 기업금융ㆍ외환에 강한 외환은행의 강점을 더욱 살려야 할 것이다. 특히 김 회장이 밝힌 대로 글로벌 부문에서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두 은행 합병으로 국내 은행 최대인 24개국, 127개의 지점을 갖추게 되는데 촘촘한 망과 포트폴리오를 서로 결합해 좋은 성공사례를 만들어보기 바란다.
두 은행의 합병 실험이 국내 은행들에 좋은 자극제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도 크다. 국내 은행들은 최근 악화된 경영여건으로 고전하고 있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나 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총자산순이익률(ROA)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은행들이 총자산을 늘리며 외형을 키워 왔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더 악화되는 추세다. 통합은행은 국내 은행들이 덩치 키우기를 넘어서 영업과 경영의 다각화ㆍ고도화를 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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