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에서 ‘축제’로, 거추장스러움 벗어가는 결혼문화
올 상반기 대전 40~50%·충남 10~20% 주례 없는 결혼…젊은 세대, 주례자 등 알바 동원해 관습 맞추기보다 다함께 즐기는 결혼식 치르자 분위기
[아시아경제 정일웅 기자] 결혼문화에 거추장스럽던 옷이 벗겨지고 있다. 과거 엄숙하고 무거웠던 결혼문화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 당사자와 가족들이 주도해 손님들과 함께 어울리는 ‘축제’ 문화로 바뀌면서다.
최근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번져가는 ‘주례 없는 결혼식’은 이런 분위기를 설명하는 하나의 예가 된다.
13일 지역 예식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전·충남에서 치러진 결혼식 중 대전 40~50%, 충남 10~20%가 주례 없는 예식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대전은 지난해 같은 기간(20~30%)보다 주례 없는 결혼식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주례 없는 결혼은 사회자가 기본진행을 맡되 예식항목에 따라 신랑·신부가 직접 나서 손님들에게 사진이나 영상으로 자신들의 연애과정을 소개하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주례사를 대신해 두 집안의 부모는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손님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신랑·신부에게 격려와 조언하는 시간도 갖는다.
대전지역의 한 예식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차츰 늘기 시작한 주례 없는 결혼식 비중이 최근엔 전체의 절반쯤 차지한다”며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돼 멀리 볼 때 주례 없는 결혼식이 일반화 될 것으로 본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주례 없는 결혼식은 당사자와 가족들이 이끌어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주례자와 사회자, 손님들을 따로 고용해 관습적 결혼식의 기본 틀을 지키려 했다”며 “예식장 상담(이용가격정보) 책자엔 이들을 고용했을 때 줘야하는 수당이 별도로 적혀 있기도 하다. 각 예식장은 지역에서 퇴직한 교육계 인사 등을 고정으로 채용, 결혼식 한 건당 10만~15만원의 수당을 준다”고 귀띔했다.
이밖에 조용하고 차분했던 발라드풍의 축가를 대신해 빠르고 경쾌한 리듬의 음악이 예식장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달 결혼식장에서 트로트가요를 축가로 불렀던 유모(34)씨는 “예전의 결혼식에선 사회자가 신랑·신부에게 짓궂은 벌칙을 내리면서 손님들을 웃기고 예식장분위기를 띄웠던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요즘은 빤한 장난질보다 모두가 진심으로 웃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같은 이유로 젊은 층과 어르신들이 함께 즐기는데 트로트가요가 좋을 것 같아 ‘뿐이야’란 곡을 불렀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올해 초 서울서 주례 없는 결혼식을 치른 주모(35)씨는 “저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나는 ‘결혼은 당사자와 가족들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며 “더러 돈으로 주례와 사회자를 데리고 와 기존의 틀에 맞춰 결혼식을 올리기도 하지만 보여주기 식의 결혼식보다 당사자와 가족, 하객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축하받으며 어울릴 수 있는 문화가 더 의미 있다”고 나름의 생각을 밝혔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