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추경 전쟁 돌입…12조와 6조의 싸움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야당이 독자적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며 여야가 본격적인 예산 전쟁에 돌입한다. 야당은 세입 경정예산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정부의 11조80000억원 추경안 중 5조6000억원의 세입 예산 심의는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야당은 세출 부분에서도 SOC(사회간접자본) 등 서민생활 안정과 안전투자ㆍ 지역경제 활성화 예산의 대대적 삭감을 예고했다.
국회는 9일 황교안 국무총리로부터 추경 시정연설을 들으며 예산 정국에 시동을 걸었다. 여야는 모두 추경을 20일께는 처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야당 예산결산위원회 관계자는 "여당과 마찬가지로 야당도 늦어도 24일 전까지는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내주부터 각 상임위원회와 예결위가 가동되며 2주 간의 빠듯한 예산 심의 레이스가 펼쳐진다.
관건은 '정부안이 얼마나 수정될 것인가'이다. 정부의 추경안은 세입(5조6000억원)과 세출(6조2000억원)로 총 11조8000억원 규모다. 야당은 6조원대의 자체 추경안을 독자적으로 편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당의 추경안은 세입 경정 예산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가 경기 여건 악화에 따른 세입결손 보전으로 편성한 5조6000억원의 세입 예산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야당이 법인세 인상 등 세법 정상화를 조건으로 내걸며 세입 경정 예산 심의는 극심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세출 부분도 정부안에서 대대적으로 삭감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안 6조2000억원과 야당안 6조원대의 편성 싸움으로 규모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야당은 세출 투입 분야를 정부안과 전혀 다르게 잡고 있다. 정부안의 삭감을 통해 야당의 안을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야당은 150개 정도의 사업을 세출 추경 부분에 편성했다.
중증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대책부터 이견이다. 정부는 메르스 대응과 피해업종 지원에 2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의 메르스 대책 예산은 거점 의료기관 시설을 확대하고, 직간접적으로 메르스 피해를 입은 병의원에 지원하는 데 총 8000억원이 지원된다. 야당은 더 많은 예산 투입을 원하고 있다. 5대 권역별로 격리병동을 구비한 감염병 전문 공공병원 1개 설치와 감염전문 연구병원 건립 예산 투입을 예산에 포함했다. 피해 병원ㆍ자영업자ㆍ중점 피해업종의 손실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 지원도 세출 부분에 넣었다.
대신 메르스와 가뭄 외 편성된 예산은 삭감의 '우선순위'다. 정부안의 ▲서민생활 안정(1조2000억원) ▲생활밀착형 안전투자와 지역경제 활성화(1조7000억원) 등에 집중적으로 삭감을 시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야당은 '3%대 성장률 사수'를 위한 경기활성용 예산은 허용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세대간 상생고용지원제도' 예산도 삭감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부터 시행하려던 임금피크제를 추경 예산에 반영해 올 하반기 조기 실시하기로 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이 장년고용을 유지한 채 청년을 신규채용해도 연간 1080만원을 지원한다. 야당은 추경을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에 속도 내는 것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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