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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대왕대비 회갑잔치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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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진찬도병', '고려나전' 등 국외소재 우리문화재 전시로 고국 찾아

무진진찬도병, 미국 라크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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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나한도, 미국 라크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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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고종 즉위에 결정적 역할을 한 신정왕후의 회갑연을 그린 병풍그림. 조선 13대 임금 명종의 어머니 문정왕후의 왕실 발원 불화. 정교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희귀 고려 나전. 조선 왕실예술과 고려시대 공예기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아쉽게도 모두 해외에 소장돼 있는 우리문화재들로, 이 유물들이 모처럼 만에 고국을 찾았다.

미국 엘에이 카운티 미술관(라크마, LACMA) 소장품인 '무진진찬도(戊辰進饌圖屛)'는 최근 서울 경복궁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조선 왕비ㆍ후궁' 특별전을 통해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이 여덟 폭 짜리 병풍그림은 1868년 12월 헌종의 어머니 신정왕후(1808~1890년)의 회갑잔치를 그린 것이다. 고종이 자신의 정치적 대모인 양모 대왕대비의 회갑을 맞아 이틀 간 벌인 대규모 궁중잔치였다. 신정왕후는 헌종과 철종이 후사를 잇지 못하고 요절하자 흥선군의 둘째아들인 고종을 양아들로 삼아 왕위에 오르게 하고, 수렴청정을 한 인물이다. 임지윤 고궁박물관 연구사(35)는 "이 진찬은 새로 중건된 경복궁에서 처음 열린 궁중행사여서 더 의미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라크마 소장품으로 1562년 문정왕후가 왕의 무병장수와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며 제작한 불화 '오백나한도(五百羅漢圖)'가 이번 전시에 나왔다. 나한은 불제자 중 이미 생사를 초월해 더 이상 배울 만한 법도가 없게 된 성자를 뜻한다. 그림 속 나한은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노인으로, 소나무 아래에서 두루마리로 된 경책을 읽고 있으며 붉은 옷을 입고 귀걸이를 했다.

이번 특별전은 그동안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조선왕실 여인들을 재조명한 전시다. 궁중 여성들의 위계를 보여주는 복식, 왕비 책봉ㆍ후궁 봉작(封爵) 과정과 왕비가 주관한 의례를 엿볼 수 있는 유물도 전시돼 있다.

나전 국당초문 경전함 두 점 (왼쪽부터 미국 보스턴미술관 소장품과 영국박물관 소장품)

나전 국당초문 경전함 두 점 (왼쪽부터 미국 보스턴미술관 소장품과 영국박물관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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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여박물관 소장, 백제 금동 대향로

국립부여박물관 소장, 백제 금동 대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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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은 '세밀가귀(細密可貴)'전을 열었다. '세밀가귀'란 중국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를 견문하며 그림과 곁들여 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1123년)에서 인용한 말이다. 서긍은 고려 나전을 두고 "세밀함이 뛰어나 가히 귀하다 할 수 있다"고 했다. 나전(螺鈿)은 광채가 나는 자개 조각을 박아 넣거나 붙여서 장식하는 기법이다. 특히 기술 뿐 아니라 예술적으로 최고 수준으로 평가를 받는 '고려 나전'은 전 세계에 열일곱 점 밖에 없는 희귀작인데, 이번 전시에 여덟 점이 나왔다. 국화와 당초 문양이 새겨진 경전함, 원형합, 화형합 등으로 영국박물관, 도쿄박물관, 보스턴박물관에서 빌려온 것들이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 40여 소장처에서 모아온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금속공예, 나전, 회화 등 140여점이 비치돼 있다. 이 중엔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 금동 대향로'(국보 287호)도 만날 수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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