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上海), 선전 두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직후 173개 상장 기업이 추가로 거래 정지를 신청했다. 지금까지 940여개의 종목이 상하이와 선전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두 거래소 상장 종목의 30% 이상이 거래가 안 되고 있다는 얘기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7년래 최고점'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던 중국 주식시장이 갑작스런 투매로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시가총액 3조달러가 순식간에 증발한 후폭풍이다.
해외 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충격도 크다.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주가는 이날 장중 5% 빠졌다. 주가는 지난해 9월 상장 이후 최저다. 또 다른 뉴욕 상장 전자상거래기업 징둥(JD)닷컴 역시 이날 주가가 4% 떨어졌다.
원자재 시장 충격은 중국의 증시 붕괴가 경기 불황으로 이어져 중국이 '원자재 블랙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란 불안감 때문에 커졌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웨이야오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주식시장 붕괴로 향후 1년간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1%포인트 낮아지는 부작용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HSBC은행은 지난 5월 말 기준 일반 가구의 평균 자산 대비 주식투자 비중이 13%를 기록했다며 이것은 지난해 말 10% 보다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 가치도 빠르게 곤두박질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환율 통제 범위 밖에 있는 역외시장에서의 위안화 약세가 더 거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역외 위안화 시장인 뉴욕에서 거래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2279위안이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4월 13일 이후 가장 낮아졌다. 중국 인민은행이 같은 날 고시한 기준환율 6.1166위안 보다 가치가 1.8% 더 낮게 평가됐다.
외환 투자자들은 증시 패닉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 위안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위안화 선물시장에서는 위안화가 향후 달러당 6.4064위안까지 떨어져 지금 보다 3% 가량 더 내려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